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참사 당시 제자를 구하다 목숨을 잃은 고(故) 남윤철 교사 묘소에 사진과 노란 리본이 놓여 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고(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부모, 제자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단원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남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절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다 35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세월호 의인'이다.

남교사가 침몰하는 배에서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을 마지막 순간까지 구하려다 유명을 달리한 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날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흐리지만 선선한 날씨 속에 남 교사의 아버지 수현씨, 어머니 송경옥씨, 외숙모는 묘지석을 쓰다듬으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묘지석에 놓인 메모지에는 '평생 마음속에 남겨질 아픔이었다'라는 글귀가 정성스레 쓰여있었다.

꽃들로 둘러싸인 남교사의 묘비 앞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제자들을 위한 노란 리본이 놓였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 중 2명인 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박영인 군과 남현철군은 남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다.

외숙모 임씨는 '조카가 좋아하던 음식들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가져왔다'면서 '착하고 좋은 일도 많이 했던 가족이 이렇게 돼 아직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이날 남교사의 묘소에는 친척과 친구, 제자들의 발길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안산에서 온 단원고 졸업생 박모(24)씨는 '4년째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이맘때 선생님을 뵈려고 찾아오고 있다'면서 '인자하셨던 선생님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참 스승이었다'고 회상했다.

어머니 송씨는 '영인이와 현철이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늘에서 아들이 가장 원하는 것도 하루빨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년 빠짐없이 아들의 묘소를 찾는 제자들이 고맙다고 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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