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 반영섭 기자) 지난달 3월 30일 아산시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목줄 풀린 개가 돌아다녀 교통사고발생우려로 위험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예비여성소방관들이 유기견을 구조하려다 화물트럭에 치여 소방관 3명이 그대로 숨졌다. 여소방교육생 2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소방교 한분은 병원으로 후송 도중 숨졌다. 현장에 도착하여 유기견 구조중에 25t 트럭운전자가 라디오를 조작하다 참극을 빚어 낸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나이가 23, 29, 30세라는 한창 피어날 꽃다운 젊은 숙녀와 새신부라는 것이다. 한 소방교는 작년말 갓 결혼한 신혼새댁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두명의 실습생은 4월 정식소방관 임용을 앞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순간의 방심과 안전불감증이 이런 참사를 빚어낸 것이다. 얼마나 통탄할 참사인가. 이런 유기견건이면 유기견 구조센터에 신고를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도 있다. 유기견 한마리때문에 소중한 꽃같은 여소방관 세분의 소중한 목숨을 잃게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사람목숨이 개목숨보다 못하다는 이야긴가? 그 개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럴 때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은 주인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일명 ‘개파라치’제도가 시행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다. 아마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반려동물애호가 천만명의 표를 의식한 것이 아닐까? 거기다가 각종 매스컴들은 이 참극의 원인을 화물트럭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과실로만 부각하여 보도했다는게 필자는 더 화가 치밀어 오른다. 1차적문제는 문제는 그 유기견의 견주가 개를 버렸거나 방치한데서 생긴것이지 않은가. 각종 매스컴들도 애완동물애호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다가는 시청률이나 구독률에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운가 보다. 그리고 그 세분들의 허망한 죽음에 남편과 부모, 가족에게 그까짓 훈장이 무슨 소용있으며 정치인이나 시민들의 애도와 하얀국화꽃 꽃더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볼수록 가슴이 미어져 온다. 선진국 같았으면 개주인을 마이크로칩 검색으로 즉시 찾아 1차적 책임의 강한 처벌을 내렸을 것이다. 지난해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개 물림 안전사고로 인한 병원 이송이 2천111건이었다고 한다. 단순 사고로 치부하기에는 큰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사건의 원인은 무엇보다 집에서 키우는 개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거나, 동물을 키우면서 지켜야 할 에티켓인 Petiqette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맹견 사고가 느는 데도 반려견주들은 대부분 ‘우리 개는 안 문다.'고 주장하는 개주인의 안이한 의식이 문제다. 통제되지 않는 반려견은 다른 이들에게 큰 위해를 줄 수 있다. 거기다가 병들거나 늙은 애완동물을 갖다버리는 사례도 해마다 수 만 건을 넘어서고 있다. 휴가철에 의도적으로 버리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반려견을 방치하면 남에게 피해를 줄 위험성도 크고 광견병이나 전염병을 옮길 우려도 있다. 이제 반려견 주인의 책임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제대로 키우지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동물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고,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웃사람들을 무시하는게 심각한 문제이다. 반려견등록제도 강화와 함께 반려견주의 의무사항에 관한 법과 제도를 강화하여야 할 때이다.?그러나 법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견을 키우는 데 따르는 예절과 책임을 다하려는 견주들의 의식이다. 속히 정부가 관련 법규의 재정비를 하여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꾸준히 단속도 해야 한다. 영국은 '맹견법'을 제정해 특별한 통제가 필요한 맹견을 기르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맹견 입양 때 법원 허가와 마이크로칩 삽입을 의무화하고, 사망사고를 낸 주인에게는 최대 14년의 징역을 부과한다. 미국은 개를 압류 조치하고 안락사까지 시킨다. 우리나라도 개로 인한 상해· 사망사고시 주인을 처벌하는 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반려견 주인에게 훨씬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반려견을 둘러싼 사회갈등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반려견주인들의 의식을 높이고 관련 규제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어 반려견 때문에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불편해서야 말이되는가? 애완견보다는 늘 사람이 먼저다.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과 이웃주민 모두가 편안히 함께 살아야 한다. 부푼꿈을 갖고 소방관이 되기 위해 젊음을 불태웠으나, 고귀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여성소방관님들의 한을 풀어 드리기 위해서라도...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