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 버디 퍼팅이 홀을 빗겨나가자 아쉬워하는 김시우 모습. /AP=연합뉴스

'최선을 다했는데, 퍼팅이 들어가지 않네요. 어쩔 수 없죠.'

16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연장전 끝에 아깝게 우승을 놓친 김시우(23)는 못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시우는 사실 다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선두보도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다가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는 깔끔한 플레이로 선두 자리를 지켜나갔다.

9번 홀(파4)에서는 자칫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린 밖 러프에서 과감히 잡은 퍼터를 잡고 버디 퍼팅을 집어넣었다.

큰 액션을 하지 않는 김시우도 이 퍼팅이 들어가자 환호성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이 정도의 퍼팅감으로는 무난히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11번 홀까지 2위권과는 두 타차로 앞섰다.

그러나 후반 들어 강해진 바람 탓인지 김시우의 퍼팅은 전반과 같지 않았다.

12번 홀 파 퍼팅이 홀에 살짝 미치지 못해 첫 보기를 하더니 어려운 13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홀에 붙이고서도 2m 가량의 버디 퍼팅에 실패했다.

다시 두 타차로 벌릴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리고 15번(파5)과 16번 홀(파4)에서도 모두 공을 깃대 위에 바짝 붙이며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공은 홀을 외면했다.

불안한 1타차 리드는 결국 17번 홀(파3)에서 짧은 파 퍼팅 실패로 이어지며 고다이라 사토시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래도 기회는 있었다.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로 친 샷이 홀 앞 2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붙은 것이다. 우승을 확정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퍼터를 떠난 공은 홀을 살짝 훑더니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투어 3번째 우승이 날아가는 퍼팅이었다.

김시우는 '우승할 기회가 많았다'며 '특히 후반에는 퍼팅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좀 위축이 됐고, 신경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반 강해진 바람 탓에 그린이 느려져 퍼팅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시우는 '퍼팅 몇 개만 떨어졌어도(우승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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