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묵인 속 탈당-무소속 출마-선거후 재입당 전략 유력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3지방선거에 나설 보은군수 후보 공천을 놓고 인물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김상문(66) 보은장학회 이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19일 선거법위반 혐의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김인수(65·충북도의회 부의장) 보은군수 후보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이에 앞선 지난달 28일 김 이사장에 대한 자격심사에서 세월호사고 폄훼발언과 여러 전과기록 등의 사유를 들어 공천배제 결정을 내렸다.

공천경쟁을 벌여오던 두 인물이 모두 보은군수 후보에서 중도 탈락하면서 민주당 충북도당은 후보를 재공모하거나 전략 공천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은지역 정가에서는 김 부의장에 대한 공천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김 이사장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부적격으로 걸러낸 인물을 재기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 이사장에 대한 공천배제 철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 이사장은 공천탈락 후 기자회견을 열어 “타 후보 지지를 통해 소망을 실현하든, 지지자들의 의견을 집약해 고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견해가 갈렸다. 그중 하나는 김 이사장이 민주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난해 3월 민주당에 입당한 김 이사장은 그동안 선거구에 많은 공을 들여왔고, 공천에서 배제되자 탄원서를 제출하며 구명운동에 나섰던 지지자 4590명의 뜻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탄원서에 서명한 지지자는 보은군 유권자 2만9999명의 15%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김 이사장의 무소속 출마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중앙당 자격심사에서 공천배제 결정이 내려지자 이튿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공천심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사업가인 김 이사장이 여당인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나 홀로 길을 걷기에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같이 팽팽히 맞섰던 전망은 김 부의장의 공천탈락 소식이 알려지면서 균형이 깨지고 김 이사장의 무소속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이 인물난을 내세워 보은군수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고, 김 이사장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묵인하면서 선거 후 재입당을 용인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심을 청구한 김 부의장의 부활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그나마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던 김 이사장마저 재공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의 차선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이사장 입장에서도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유력한 전략으로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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