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각수·김문배 뇌물수수, 김환묵·나용찬 선거법 위반충북 지자체 부활이후 13명 중도 낙마...민선6기만 4명

지난해 6월 청주지법에서 선거법 위반 첫 공판을 마친 나용찬 괴산군수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청주지법에서 선거법 위반 첫 공판을 마친 나용찬 괴산군수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 괴산군이 ‘군수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 선고받은 나용찬 군수가 민선 6기 임기를 2개월여 남겨둔 24일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로 불명예 퇴진했다.

역대 괴산군수 가운데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낙마한 것은 나 군수를 비롯해 모두 3명이다.

전임 임각수 군수는 수뢰 혐의로 기소돼 2016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고 영어의 몸이 됐다.

1998년 재선에 성공했던 김환묵 괴산군수는 유권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2000년 4월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첫 중도 하차한 단체장으로 기록됐다.

괴산군은 또 하나의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이들 3명을 비롯해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역대 민선 괴산군수 4명 모두 사법 처리됐기 때문이다.

2000∼2006년까지 재임한 김문배 전 군수는 승진 청탁과 함께 현금 1000만원을 아내를 통해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뒤늦게 드러나 2007년 1월 불구속 기소돼 같은 해 7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도입 후 현직 자치단체장이 중도 낙마한 곳은 전북 임실군이 4명으로 최고다.

임실군은 민선 1~2기, 2~3기, 3~4기, 5기 군수가 모두 중도 낙마했다. 이번 6기 군수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으나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유지했다.

이어 괴산군과 해남군(3명)이 두 번째다.

충북은 지자체 부활 이후 13명, 민선6기에만 4명이 중도 하차하는 기록을 남겼다.

김환묵 전 괴산군수를 시작으로 고 변종석 전 청원군수, 이건용 전 음성군수, 이건표 전 단양군수, 한창희 전 충주시장, 김재욱 전 청원군수, 박수광 전 음성군수, 한용택 옥천군수, 우건도 전 충주시장 등이 중도 하차했다.

이번 민선6기에서는 유영훈 전 진천군수가 첫 번째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첫 3선 진천군수의 영예를 안았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년 2개월 만에 중도 낙마했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신화를 달성했던 임각수 전 괴산군수는 농지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016년 1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지난해 11월 9일 임기 8개월을 남겨두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불명에 퇴진했다. 이 전 시장은 통합 청주시 초대시장이라는 영광과 첫 불명예퇴진이라는 오명을 동시에 안았다.

반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던 정상혁 보은군수는 벌금 90만의 형량이 확정돼 군수직을 유지, 이번 지방선거 3선 도전에 나섰다.

지난 2월 12일 재선 도전을 선언했던 나 군수의 낙마로 6.13지방선거 괴산군수 후보들의 행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렸던 나 군수가 경쟁 대열에서 탈락하면서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이차영 전 충북도 경제통상국장과 자유한국당의 송인헌 충북도 혁신도시관리본부장, 한국당 공천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의 임회무 충북도의원의 표심잡기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영수‧김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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