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의 대표 무형문화유산으로 육성

공주 한일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지난 21일 열린 정안면민화합 체육대회에서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46년 만에 되살아난 ‘정안 강다리기’를 재현했다.

 

(동양일보 류석만 기자) 공주시 정안면 지역에서 예부터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민속놀이인 정안 강다리기가 46년 만에 되살아났다.

정안면(면장 최인종)은 지난 21일 한일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정안면민화합체육대회에서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안 강다리기를 재현했다.

정안 강다리기는 정안면 광정에 내려오던 남녀의 성행위를 기반으로 한 해학과 풍자의 전통 민속놀이로, 서로 강을 당겨 밖으로 끌어내어야 이기는 놀이다.

그 놀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 대결로써, 암강과 숫강이 각각 다르고 암강에는 두레에 들지 못한 어린 소년들과 여인들만이 강을 당기고, 숫강에는 성인 남자가 모두 편을 이뤄 진행된다.

또 강을 다리기 전에 먼저 암강과 숫강을 접붙이는 행사가 펼쳐지고, 강의 크기와 무게가 상당해 암강 구멍에 숫강을 끼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다리기를 유리하게 하려고 물벼락이나 솔잎 침, 간지럼 등으로 숫강의 힘을 빼놓거나 교접을 방해한다.

암강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 때문에 여인들이 남자들을 방해하는 행동이 허용됐으며, 승패가 결정 나는 정월 대보름날 밤 여인네들의 집단적이고 체계적인 방해는 강다리기의 흥미를 한층 키웠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암강과 숫강이 교접되면 비녀목을 질러 고정하고, 비로소 두 강이 하나의 줄이 된다. 이어 성공적인 결합을 축하하는 풍장이 울리고 간단한 고사를 올린 뒤 드디어 정안 암숫강다리기가 시작된다.

이날 시연회를 위해 김창식 강다리기준비위원장과 주민들은 이걸재 전 석장리박물관장의 지도로 둘레 75cm의 줄을 꼽고, 이를 한 번 더 꼬아 둘레 150cm 의 굵은 동아줄의 강을 만들었다.

최인종 정안면장은 “놀이문화와 기원문화의 결집체로 15개 마을이 함께 즐기던 전통 민속놀이인 정안 강다리기가 1970년 정부의 미신타파운동에 따라 1972년 정월대보름을 끝으로 단절됐으나, 46년 만인 오늘 복원을 거쳐 시연회를 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주 류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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