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1592년부터 7년 동안 일본의 침략으로 한반도는 유린되고 백성은 피눈물의 연속이었다.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국왕 선조는 수도 한양을 등지고 머나먼 의주로 피난 갔다. 그는 폭우를 맞으며 백성들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며 도망갔다. 이 당시 부패한 탐관오리들은 산속으로 도주했다. 백성들의 고통과 불만은 하늘을 찔렀고 군주를 원망했다. 도공들은 인질로 잡혀 일본으로 끌려가고 당시 수많은 처녀들은 일본군이나 명나라 군인들의 제물이 됐다. 한 많은 생을 마친 사람들이 어디 이들 뿐인가? 이 당시 군 총사령관격인 도체찰사를 하며 잘못을 징계한 유성룡은 기록물 ‘징비록’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됐다. ‘아버지가 자식을 잡아먹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죽이는 지경’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관료들은 당파싸움으로 시간을 보내고 왕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관료들은 국정을 농단했다. 관료들은 무엇이 잘못인지 알지도 못했고 반성하는 사람도 없었다. 이와 같이 공직자 윤리가 파괴되고 부정부패의 만연은 외침을 당하고 국가를 결딴낸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청렴함은 관료들의 본 업무이고 행정업무의 으뜸이고 관료들의 덕의 근본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 관료로서 행정을 능히 펼치는 자는 청렴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갈파했다. 그는 청렴은 천하제일의 장사라고 말하며 탐욕하는자는 청렴이 있는데 청렴하지 못한 이유는 자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廉者 天下之大賈也 故 大貪必廉 人之所以不廉者 其智短也) 그는 관료들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은 도둑으로 지목되는데 향리에서 추한 욕들이 넘칠 것이며 이것은 매우 부끄럽도다 하였다.(民指爲盜 閭里所過 醜罵以騰 亦足羞也. 貨賂之行 誰不秘密) 그는 뇌물을 수수함에 있어 누가 비밀이 있겠느냐며 한밤중의 뇌물은 아침에 밝혀진다고 하면서 뇌물을 경계했다. 감춘다고 뇌물이 덮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는자와 받는자와의 이해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부정부패는 빙산의 수면하에 은밀하게 놓여있지만 드러나기 마련이다. 지난 24일 충청북도 나용찬 괴산군수가 대법원에서 직위상실형을 당했다. 열심히 일하다 군수직을 상실했으니 그 자신도 황당하고 쓸개를 씹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과응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군청직원들은 착잡하고 씁쓸할 것이다. 괴산 주민들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작년 괴산군에 주소이전을 하며 괴산군 인구늘리기에 동참했던 1,000여명의 중원대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은 허탈감을 느끼면서도 처벌은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단돈 20만원이 호의라고 하더라도 선거법에 위반하고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학생들도 바른 사람, 청렴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이 군수가 되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동안 민선 괴산군수는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오점을 남겼다.1995년 민선 1기로 선출된 김환묵 괴산군수는 70만원어치의 막걸리를 제공한 혐의로 직위를 상실했다. 2000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문배 군수는 인사 승진 청탁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뇌물수수죄를 적용,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6년 6월 당선된 임각수 군수는 3선을 기록하며 중원대학교를 유치하는 등 괴산군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2016년 농지법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군수직을 떠났다. 이와같이 괴산군수의 연이은 낙마는 괴산군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사에 오점을 남겼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지방자치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기만행위다. 이를 위해 이제 군민들과 유권자들이 냉철하게 감시하고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첫째, 청렴하고 정의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 거짓이나 일삼고 권모술수나 쓰는 사람은 철퇴를 가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왜 군수가 되려고 하는가. 한밑천 잡아 부귀영화 누리려는 작태로밖에 안 보인다. 둘째, 머슴론이다. 군민을 위해 헌신하고 성실한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말만 번드르하고 허장성세나 하고 당선되면 어디 이권이 없나 눈이 돌아가는 자들을 추방해야 한다. 셋째, 괴산군지역경제, 산학협력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괴산군은 지금 침체위기다. 괴산군에서 떨어져 나간 증평군보다도 동력과 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중원대학교와의 상생발전, 지방 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서둘러야 한다. 오는 6월 선출된 괴산군수는 임기4년을 마치며 주민의 기대와 염원에 부응해 주길 간곡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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