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유통업계 새 자율협약 5월 시행

전자책 대여기간이 최장 90일로 제한됨을 알리는 인터넷 서점의 화면.
한 전자책 서점에서 지난달 28일까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8종을 구입, 대여할 때 가격 안내 화면.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10년, 50년씩 장기 대여가 가능했던 전자책의 대여 기간이 5월부터는 3개월 이내로 제한된다.

출판사 단체들과 온·오프라인 서점, 전자책 유통사, 소비자 단체 등 출판·유통업계가 지난 3월 합의한 '건전한 출판·유통 발전을 위한 자율협약' 시행세칙이 이달부터 시행되는 것.

이 협약은 2013년 체결한 '책 읽는 사회 조성 및 출판유통질서 확립 자율협약'과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을 위한 자율협약'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하나의 협약으로 통합한 것이다.

새 협약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전자책 대여 기간 제한이다. 그동안 전자책은 10년, 50년씩 대여할 수 있어 출판계에서는 사실상 도서정가제를 피해 가는 ‘편법할인’이라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한 전자책 서점에서는 지난 28일까지 일본 인기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자책 8종을 구입할 경우 정가 6만7410원보다 10% 할인된 6만670원이지만 사실상 소장이나 다름없는 50년 대여할 경우 3만3710원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빌릴 수 있었다.

새 협약은 작가의 저작을 보호하고 건전한 전자책 시장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전자책 대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규정했다.

협약에 따라 리디북스 등 전자책 유통사들은 고객들에게 5월1일부터 모든 전자책의 대여 기간이 최대 90일로 변경된다고 안내했다.

협약에는 또 도서정가제 취지를 준수하기 위해 제휴카드를 통한 할인 등 '3자 제공' 할인 역시 판매가의 15% 이내로 제한했다.

도서정가제는 할인율을 최대 15% 이내로 제한하지만 그동안 온라인 서점 등에서는 제휴카드 할인이나 각종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15% 이상 할인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간 발행 후 6개월이 지나야 중고도서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협약에 명시됐다. 이미 중고서점들은 출판계 권고에 따라 자율적으로 출간 6개월 이내 책은 유통하지 않지만 이번에 협약 시행세칙에 그 내용을 명문화했다.

협약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계 단체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교보문고, 서울문고, 영풍문고, 알라딘커뮤니케이션, 예스24, 인터파크INT 등 서점업계, 전자책 전문회사인 한국이퍼브, 소비자단체인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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