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학회 등 역사학회 주장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역사학과 고고학 관련 학회들이 최근 '대통'(大通)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백제시대 기와가 나온 충남 공주 반죽동 한옥신축부지 보존과 추가 조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백제학회를 비롯한 10개 학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기와 출토지가 삼국시대 사찰 가운데 건립 연대와 장소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절인 대통사터일 가능성이 지극히 커졌다'며 '유적을 매몰하고 한옥을 짓는 대신 출토지를 보존해 발굴조사 기간을 연장하고 인접 지역을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옥 건축 허가가 나면 앞으로는 아무리 중요한 유적이 나와도 건축 행위를 둘러싼 극심한 대립이 발생할 것이며, 대통사터 전모를 밝히는 작업은 더더욱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반죽동 한옥신축부지에서는 '대통' 글자가 일부 남은 기와뿐만 아니라 불상 무릎 부분, 나한 얼굴, 장식기와인 치미와 귀면와, 연꽃무늬 수막새, 전돌 등 유물 수천 점이 나왔다.

학계는 대통사를 백제 성왕(재위 523∼554)이 중국 양나라 무제를 위해 축조했다는 사찰로 본다. 나아가 세계유산인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과 함께 웅진도읍기(475∼538) 핵심유적으로도 평가한다.

대통은 중국 양나라 무제가 527년에서 529년 사이에 사용한 연호이며, 일제강점기 반죽동 당간지주 일대 조사에서 대통명 기와가 나온 바 있다. 대통사터에 있던 커다란 석조(石槽·사찰에서 연꽃을 담았던 것으로 추정하는 돌그릇) 2점은 1940년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옮겼다.

10개 학회는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에 등재할 때 공산성은 통치 공간, 송산리 고분군은 능묘 공간으로 포함됐으나, 이념 공간인 대통사터는 제외됐다'며 '대통사터 발견을 기회로 삼아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확장 등재하면 고도 공주의 역사성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명에는 고구려발해학회, 고분문화연구회, 대구사학회, 신라사학회, 중부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상고사학회, 호서사학회, 호서고고학회가 참여했다. 공주 류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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