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인

(동양일보 이석우 기자) 행복씨앗학교는 3~4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 지원금은 까다로운 증빙절차 없이 학생들을 위해 간식비 등으로 행복하게 지출할 수 있다. 교육활동이 끝나고 그늘나무 밑에서 간식을 나누며 웃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한 그림이다. 그러나 이 회화 구도에는 90%에 가까운 일반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구경꾼이 되어 바라만 보고 있는 형편성에 문제가 있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다. 2017년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혁신학교 기초미달학생 비율이 일반학교보다 평균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혁신학교의 존립 자체를 검토해보아야 할 사안이 분명하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선거 때, 이기용교육감을 향해 충북교육은 “썩은 사과”라고 비판하였다. 반면교사란 무슨 말인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나의 가르침으로 삼겠다는 것이 아니던가. 충북교육을 “섞은 사과”로 비판 했듯이 “썩은 씨앗”으로 비판받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교육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교육자적 양식의 긴장감을 멈추어 버린 듯싶다. 전문분야 전문직(장학사)을 모집하면서 자기 사람을 암시적으로 지원시켜 다른 교사들은 아예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한다든지, 사표를 낸 교사를 일반직 공모를 통해 채용하여 갑자기 기관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의 난맥상을 보여 온 것이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직원들은 교육감바래기 유혹을 버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행복교육지구 자원 인사 명단을 학교에 슬며시 내밀고 있다. 이분들에게 선거운동 해달라는 저급한 의미로 의심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 이는 필시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고 있다는 반증일 터이다.

제천의 한 학부모님은 “혁신학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행복교육지구가 들어와, 학부모는 동원되어 비판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 공모사업을 통해 사람을 모집하는 등, 학부모를 행사의 동원 도구로 삼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러하듯 교육가족들은 아무도 어리석은 사람이 없거늘 교육감 후보들은 우리교육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07년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었을 때,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게 되었다고 모두들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러나 지난 번 교육감 선거는 캄캄히 넌센스 선거가 되고 말았다.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단일화를 통하여 13명이나 당선 된 것이다. 부산의 예를 보면 보수 후보 6명이 난립하여 진보 후보가 22%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6명의 보수 꼴통이 78%의 지역주민의 의사를 무참히 짓밟아 사표를 만들어 버린 탓이다. 이들은 한국교육에서 민의를 왜곡시킨 교육 범죄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의 경우도 과반의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였다. 그러나 4년 내내 지역 주민의 신임을 받기 위한 노력 대신 전교조의 신임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속내를 감추지 못하였다. 교육감님께서 민의를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것은 이기심뿐인데다가 어리석기까지 한 두 경쟁후보 덕분이다. 이제 교사들까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접어 버렸다.

이것은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포기가 몰고 온 파장이다. 이것은 결코 아무에게도 득이 없는 일이다. 특히 김병우 교육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쟁쟁한 경쟁자가 등장했을 때, 긴장감을 가지고 새로운 교육정책 개발하고 진행 중인 프로그램도 진정으로 봉사할 각오를 다질 터인데, 단지 나에게 표를 준 사람만 챙기는 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되는 때문이다.

이로써 충북 교육은 30년 이상 후퇴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경고한다. 혹시 출마를 사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 받지 마시라. 또한 단일화 포기로 교육을 망친 교육 범죄자로 남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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