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 비가림 시설에 초고층용 H빔 사용, 혈세낭비 비난

(동양일보 홍여선 기자) 당진시가 지난해 10월 발주한 전통시장 비가림 시설과 관련, 과잉투자에 따른 혈세낭비 논란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3일자 6면

시는 전통시장을 새롭게 개선 활기를 불어넣고 활성화 시킬 목적으로 공사를 추진 도로 양쪽 인도에 대형 H빔을 촘촘히 세우며 비가림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왕래가 빈번한 인도에 H빔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무게나 힘을 받는 시설이 아니다 보니 과잉설비 논란과 함께 이후 점포들이 비가림 시설이 된 곳까지 점령 확보하고, 무단 점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또 시는 표면적으로 “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이미지를 바꿔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려고 건물 쪽에 지붕을 덮는 공사를 진행한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시민들 모두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인도를 상인들이 무단 점유한 것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비가림시설 H빔 공사비 10억여원이 전액 시비로 지급되는데다, 비가림 시설과는 별도로 도시계획도로 정비 및 포장, 인도 보도블럭 설치, 간판 가로등 설치 등의 비용을 들어갈 계획이어서 상당액의 혈세 낭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는 시장 상인들의 표를 의식한 선거용 정책이라는 주장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민 이모(72·당진3동)씨는 “오래된 단층의 전통시장 도로변에 엄청 큰 H빔을 세우고 비가림 시설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가 안되는 낭비”라며 “중소기업벤처부 자금도 아니고 순수 시비가 투입되는 거라면 여건에 맞게 해서 혈세를 줄였어야하는데 퍼주기식 행정을 펼치는 것은 업체 밀어주기 특혜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구조물 판매업체 관계자는 “빌딩이나 무게를 많이 받는 곳에는 당연히 대형H빔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만 단층 높이의 비가림 시설 정도라면 C형강을 사용해도 충분하고 비용을 점감하는 등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시민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미관을 깨끗하게 가꾸고 간판도 통일하기 위해 비가림 시설 공사를 추진한 것”이라며 “지반이 약한데다 건물도 오래되다 보니 안전을 고려해 지난 해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통시장 건물에도 문제가 있고 행정적으로도 처리할 것이 있다”며 “인도 무단점유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료 부과 등 다각적으로 검토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 홍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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