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4자 대결구도로 출발한 6.13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가 사실상 양강구도로 전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 간 네거티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후보의 검증 공방이다. 문제는 어떤 것을 후보 검증으로 규정해야 하며, 어떤 것을 네거티브로 규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후보 검증’이라고 주장하지만 의혹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네거티브’라고 규정한다면 과연 어떤 것이 후보 검증이고, 어떤 것이 네거티브인지 애매모호해지는 형국이다.

대전시장 후보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의 미래를 맡겨야 할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철저하게 검증을 해야 한다. 불명예 하차한 전 대전시장과 충남지사에 대한 검증 부실에서 보듯이 후보에 대한 검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당연히 대전시장 후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철저한 해명도 들을 필요가 있다. 현재 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한국당 박성효 후보 간의 후보 검증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근소 차이인 만큼 서로가 서로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하지만 그 공방이 과연 대전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방인지 아니면 선거 구도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공방인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물론 검증과 이를 빙자한 네거티브를 가려내는 일은 기본적으로 유권자의 몫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대개 불온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기댄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설정보지와 가짜뉴스의 유포,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 등 ‘네거티브의 나쁜 예’를 지겹도록 봐 온 탓이다. 하지만 네거티브 캠페인의 사전적 의미는 ‘비리, 잘못을 지적해 상대 후보가 지지를 받지 못하도록 하려는 선거 운동’이다. 즉 넓게는 ‘나를 지지해야 할 이유’(적격론) 대신 ‘상대를 뽑지 말아야 할 이유’(불가론)를 호소하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좁게는 정책이나 공약이 아니라 상대 후보의 과오 및 실수나 부족한 인성, 자격, 태도에만 집중해 펼치는 선거 운동을 말한다.

지금 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병역기피 의혹에 직면해 있다.

한국당이 최근 논평을 통해 허 후보에 대해 신체의 일부를 고의적으로 훼손해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는데도 허 후보는 '사실이 아닌 루머에 기초한 경쟁은 심각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출마자는 본인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 성실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경쟁 후보의 의혹에 대해 말할 권리가 생긴다. 자신의 의혹은 덮고 상대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 때 선거는 이전투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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