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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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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옥
  • 승인 2018.05.1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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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옥 충북중앙도서관 독서교육팀장
정선옥 충북중앙도서관 독서교육팀장

 '이 편지가 자네 손에 들어갈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요. 이미 죽고 없을 겁니다.”

소설의 한 줄이 늦은 밤 정신없이 읽던 내게 훅하며 들어온다. 호흡을 고르는데 울컥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음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겹겹이 쌓인 응어리가 어느 날 폭발하였을까. 자살은 어쩌면 삶에 무책임한 회피 수단일수도 있겠다. 단 한사람이라도 믿어주고 지지해준다면 자살은 하지 않는다는데… 그에게 부인, 친구는 어떤 존재였을까.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된다. 주변 사람 중에 혹시라도 힘든 사람은 없을까 생각한다. 기숙학원에서 재수하는 아이는 잘 지내고 있다. 부모님은 연로하셨지만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하신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대부분 건강하다. 지병으로 힘든 친구가 있지만 이겨내려고 노력하며 잘 지내고 있다. 설익은 충고로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은 삼가야겠다.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을 읽고, 그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읽었다.

소설은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주인공 ‘나’는 열다섯 살 차이가 나는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존경하며 삶의 멘토로 의지한다. 선생님은 도쿄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많은 책을 읽은 지식인이지만 작은아버지에게 재산문제로 배신을 당하고 친구 K에게 사랑 문제로 배신을 주며, 세상 사람과 단절한 채 은둔자로 살아간다.

선생님은 죽기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싶은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며 유서로 들려준다.

나쓰메 소세키는 인간의 도리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작가라고 한다.

고양이의 눈을 통해 인간의 게으름과 유약함, 허세를 말했듯이, 선생님의 입을 통해 윤리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친구 K의 죽음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 선생님은 죽음에 이를 만큼 잘못을 저지른 걸까? K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보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부모를 속이면서 원하는 대학을 선택했지만 암울한 자신의 미래 때문에 목숨을 버린 것이다.

남아 있는 부인과 ‘나’는 얼마나 큰 상실감으로 평생 힘들게 살아갈까? 같은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할까? 교과서적으로 권선징악을 논하기에는 변수가 참 많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니…

가족, 친구에게 할 말이 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말하기. 먼저 손 내밀기. 5월은 가정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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