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역 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이 후보를 정하고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지만 좀처럼 열기는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기댄 민주당과 ‘드루킹 특검’에 올인하다시피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대결하는 구도로 치닫는 분위기다.

여기에 북한을 둘러싼 미증유의 외교안보환경이 선거 관심 끌기에 찬물을 퍼부었다. 4.27 남·북 정상상회담에 이어 최근 북·미 정상회담이 날짜도 선거 바로 전날인 6월 12일로 확정됐다.

북·미 회담과 지방선거라는 대형 이벤트가 엇비슷한 날짜를 향해 평행선으로 달리는 모양새인데 파괴력과 화제성 모두 지방선거가 밀린다.

각 후보의 공약도 ‘남북교류’가 키워드로 떠오를 정도다,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 북한 선수단 초청과 남북 단일팀 구성, 충남도와 황해도 자매결연 추진, 직지의 본향인 청주와 고려 금속활자의 중심지인 개선 간 자매결연 추진, 청주공예비엔날레 북한 참가, 청주돼지 1000마리 북한 공급 등 다양하다.

충북 각 도당의 공천이 여전히 마무리 되지 못하고 분란을 일으키고 있어 유권자들의 정치혐오가 커지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지난해 ‘물난리 외유’로 제명된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도의원을 복당시키고 공천을 확정했고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은 청주시장 후보 공천을 번복하고 다시 경선을 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의 공천 잡음은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미투 의혹으로 청주시장 경선이 지연됐고 충주시장 경선은 아직도 마무리가 안 되고 있다. 일부 현역 시의원들은 공천 컷오프에 반발하며 내부 구성원 간 알력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처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그 본질과 달리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번 선거는 전국 17곳의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226곳의 기초단체장, 824명(비례 87명 포함) 광역의원과 2927명(비례 386명)의 기초의원을 새로 뽑는 선거다.

대전은 시장·교육감 각각 1명, 구청장 5명, 시의원 22명(비례 3명), 구의원 63명(비례 9명), 세종은 시장·교육감 각각 1명, 시의원 18명(비례 2명), 충북은 도지사·교육감 각각 1명, 시장·군수 11명, 도의원 32명(비례 3명), 시·군의원 132명(비례 16명), 충남은 도지사·교육감 각각 1명, 시장·군수 15명, 도의원 42명(비례 4명), 시·군의원 171명(비례 26명) 등이다.

수도권 초집중화와 오랜 중앙집권체제의 폐해 속에 지역은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초고령 저출산 현상이 지역을 더욱 옥죄는 형국이다.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자치분권 개헌은 무산된 상태다.

지방선거가 이런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고 희망을 주는 무대가 되기는커녕 지역민에게 무력감만 줘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공약 발굴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이 없고 그런 잘못된 후보를 선택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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