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오월이 벌써 찾아왔다. 산과 들은 다소곳이 피운 새하얀 푸르른 잎 새를 피어내며 봄나들이 상춘객을 손짓한다. 형형색색인 나비들의 날개 짓이 따사로운 햇살에 살짝 열꽃을 피운 우리의 얼굴을 식혀준다. 그 누구도 마다하지 않는 아름다운 오월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내 몸도 마음도 오월의 유혹 앞엔 백기를 들고 상춘객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에 동화 되고 싶은 이 매혹적인 마력을 가진 오월의 시작을 깨는 사건이 발생한건 정말 더 없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지난 5월 1일 전남 영암에서 SUV차량과 인근 농장에서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마을 노인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충돌해 19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 8명, 부상자 11명은 중대교통사고 중에서도 역대 급에 가까운 사건으로 현재 재발방지 및 교통사고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한 경찰과 유관기관의 합동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원인규명에 앞서 고인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중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비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현장을 보면 과연 이처럼 대형재해로 이어져야 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미니버스가 사고 직전 흔들린 점, 동일방향으로 진행 중이던 SUV 차량과 충돌 후 가드레일을 뚫고 도랑으로 빠져 3미터 아래 밭으로 추락하면서 가로수와 가로등을 들이받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이해 못할 사고로 보인다. 안전벨트 착용, 과속, 음주운전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단순히 사고차량 파손부위만 보면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교통사고라 여겨진다.

이 교통사고를 보면서 문뜩 2015년 9월 1일 충주 주덕읍 화곡리 K골프장 앞 사거리에서 25톤 덤프트럭과 골프장으로 일하러가던 인근 마을 분들을 태운 봉고차가 측면 충돌해 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그때 그 교통사고와 오버랩 되는 건 우연치고는 아이러니 하게도 동일사고를 재현한 것 같아 슬픔이 배가된다.

정리하면, 첫째로 인근 작업장으로 일하러 가는 마을 주민분들을 태운 무허가 용역 자가용 차량, 둘째는 차량 소통량이 적은 교통체증 없는 원활한 시간대 운행, 셋째 고령운전자의 운행 및 운전자 사망, 넷째 1차 원인이 차대차 사고로 발생한 중대 사망사고, 다섯째 안전벨트의 착용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8명의 사망자, 여섯째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어울리는 사후약방문 같은 유관기관과 언론의 뒤늦은 대처 및 후회라는 것이다.

사고원인이 고령 운전자의 인적요소 인지 차량운반구나 교통 인프라 기반 시설 아니면 과속이나 안전벨트 미착용 등 기초교통법규 미준수 여부인지를 가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부가 사업용, 비사업용을 구분하지 말고 탑승 인원이 많은 승합·버스 등 단 한 번의 교통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 할 수도 있는 중대형 차량 및 운전자는 별도의 관리가 가능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고령자 운전자의 경우 연령에 따른 운동능력과 신경계통의 저하 등을 고려한 정밀검사도 고려해 볼 방안 중에 하나일 것이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했다. 지나간 버스는 다음 차를 기다리면 그만이지만 한 번의 교통사고로 인명을 해 한다면 미필적 고의나 단순한 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하는 것이니 항상 또 조심하고 조심해 내 가족의 안전한 교통생활을 위해 점검이 필요한 때라 여겨진다.

가정의 달 오월. 각종 기념일과 행사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랑하는 내 가족과 모두를 위해 항상 기초 교통법규 준수라는 대명제 하에 우리 모두가 사람이 우선인 교통안전생활 습관을 실천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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