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부하 공무원 투병과 박한범 도의원 한국당 복당…양 날개 잃어

김영만 옥천군수가 14일 6.13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옥천 이종억 기자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영만(67) 옥천군수가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김 군수는 14일 옥천군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그동안 본의 아니게 혼란을 드렸던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년간 군민 여러분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속적인 일부 폄훼 세력에 시달려 자칫 불명예 퇴진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또 “레임덕 현상에 대한 걱정과 지지자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도 쉽지 않아 3선 출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민선군수로서 박수를 받으며 물러나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여운을 남겼다.

김 군수의 출마포기 배경에는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고위직 부하 공무원이 투병 중인데다 무소속 연대를 기대했던 박한범 도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박한범 도의원의 복당이 결정된 후 “정치에도 도의가 있고, 신뢰가 있는 것”이라며 박 의원을 영입한 자유한국당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지용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도 당선작 박한 시인의 ‘순한골목’ 중 한 소절을 읊으며 분을 삭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군수는 다른 후보 캠프합류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직 공무원으로서 얘기하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지켜봐 달라”고 6월 전에 거취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군수는 자유한국당에 전략 공천을 요구했으나 경선으로 방침이 정해지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지난달 4일 탈당했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김영만이라는 이름으로 군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해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김 군수의 불출마로 옥천군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김재종(63) 후보와 자유한국당 전상인(49) 후보가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옥천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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