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심, 김병우 2중대…김병우와 단일화해야” 심 “선의의 경쟁 차원으로 축하와 덕담한 것” 교추본 “두 후보 의사 상관없이 단일화 강행”

충북좋은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차 충북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심의보, 황신모 충북교육감 예비후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심의보·황신모 예비후보가 심 예비후보의 김병우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 참석 등을 두고 신경전에 나섰다. 두 예비후보는 후보단일화 재추진을 놓고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황 예비후보는 14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의 ‘2중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심 예비후보가 선거 경쟁자인 김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한 것은 노골적으로 김 예비후보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의혹을 들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심 예비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만 끌다가 합의안을 파기했다는 의혹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황 예비후보는 “심 예비후보는 차라리 김 예비후보와 단일화해서 선거에 나서라”며 “그도 아니면 보수후보 표를 분산시킬 의도로 단일화를 무산시킨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심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단순한 (선거사무실 개소) 축하와 덕담 한 마디”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경쟁자라고 하지만 서로 덕담과 격려 한 마디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것이 우리가 가꿔야 할 아름다운 선거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예비후보 캠프에서) 전화로 초대했고, 축하하러 간 자리에서 갑자기 사회자가 축사를 권해 편하게 덕담 한 마디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심 예비후보는 “선의의 경쟁을 실천하는 것이 교육감선거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며 “선거가 아무리 혼탁하고 진흙탕 싸움이라도 선거가 끝나면 서로 웃을 수 있는 정이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심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김 예비후보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 축사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후보자가 직접 상대후보 진영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다 심 예비후보가 축사에서 “김 예비후보는 교육철학이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 세우면서 교육계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두 예비후보 간 2차 단일화도 추진된다.

충북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충북교추본)은 이날 도교육청에서 성명을 내고 “우파 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모바일 투표를 16일 오전 9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50%)+충북교추본회원 모바일투표(50%)’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여론조사 비용을 두 후보 측이 전액 부담하지 않는다면 여론조사를 포기하고 회원 모바일투표로만 단일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충북교추본의 2차 단일화 발표 후 심 예비후보는 여론조사비용 (절반) 부담 등 참가 의사를 보인 반면, 앞서 충북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추대위) 단일후보로 선정된 황 예비후보는 추가적인 단일화 절차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충북교추본은 “두 후보의 의사에 따르다가는 단일화가 불가능하다”며 “두 후보의 의사와 무관하게 모바일투표 등 단일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대위도 충북교추본과 함께 우파 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예비후보는 물론 후보단일화 기구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충북교추위의 단일화 강행이 되레 보수진영의 분열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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