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불안정 의한 국지성 폭우…강수량 차이 커
충청지역 18일까지 천둥·번개 동반 폭우 예상

17일 오전 서울 회기역에 게시된 폭우와 낙뢰로 인한 지연 운행 안내문.(위) 지난 16일 제주이호해수욕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아래)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한반도의 봄 날씨가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동안 충청과 남부지방은 폭염을 보이는 기현상이 16, 17일 잇따랐다. 한쪽에선 폭우가 다른 한쪽에선 무더위가 나타나는 현상은 올 여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16일 서울과 수도권에 시간당 30㎜에 달하는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17일에는 폭우 및 낙뢰로 추정되는 사고로 경의중앙선 팔당역 단전으로 서울 방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새벽 4시 30분께 발생한 이 사고로 경의중앙선 일부 구간 전동열차와 강릉선 KTX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반면, 청주 등 충북에는 30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17일 청주의 아침 최저기온은 24.7도로 열대야에 버금가는 기온 분포를 보였고, 낮 최고기온은 31.1도로 한 여름을 방불케 했다.

16일에는 새벽시간 0.3~0.5㎜ 정도의 비가 내렸지만, 같은 청주에서도 흥덕구 복대동에 0.4㎜의 비가 내린 반면 상당구 미원면과 문의면 청남대 등엔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오창읍 한 동네에서도 오창읍내는 0.3㎜의 비가 내리는 동안 인근 송대리에선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폭우는 대기 불안정에 의해 발생, 국지성이 큰 만큼 지역 안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크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비구름대의 영향을 받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구름 발달이 약한 지역에는 비소식이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등 강수량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18일 오전까지 계속되다가 서서히 잦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 강원영서, 충청북부, 제주도 산지가 30~80㎜, 경북북부내륙, 강원영동, 충청 중남부, 서해5도 20~60㎜, 남부지방, 산지를 제외한 제주도와 울릉도 10~40㎜ 등이다.

청주기상지청은 “충북에도 18일까지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겠다”며 “17일 늦은 오후부터 충북전역으로 비가 확대돼 18일 밤 대부분 그치겠다”고 밝혔다. 특히 17일 밤~18일 새벽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 소식에도 더위는 계속돼 이날 충청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대전·청주·충주·보은 20도, 세종·천안·제천·논산 19도, 보령 17도 등 15~20도, 낮 최고기온은 대전·세종·청주·충주·보은·천안 23도, 제천·논산 22도, 보령 17도 등 20~24도가 되겠다. 주말에는 다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겠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