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 속 비화도 있어

(동양일보 홍여선 기자) 부처님이 오신 날을 앞두고 유구한 역사 속에서 풍경과 스토리 비화로 이어지는 당진의 사찰들이 있다.

당진에는 신암사 안국사지 영탑사 보덕사 영랑사 등이 있으며 오랜 역사를 간직하며 풍경과 스토리가 있는 사찰들을 소개해 본다.

그 중에서 신암사(송악읍 가교리)는 고려 충숙왕 때 능성 구씨의 4대손인 구예가 터를 잡아 지은 사찰로 처음에는 구룡사로 불렸다가 구예의 부인 신 씨가 남편의 극락왕생을 위해 지은 절이라 하여 신암사(申庵寺)로 불러지고 있다.

신암사 극락전에는 보물 987호로 지정된 금동여래좌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 불상은 14세기 전반기에 같은 지역에서 만들어진 서산 장곡사 불상과 같은 유파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불상은 높이가 88㎝에 불과하나 크기에 비해 무거우며 온화하고 격의 없는 잔잔한 미소가 특징이다.

특히 신암사는 조선시대 숭유배불정책과 일제강점기 사찰령 등 불교탄압 속에서도 현존하고 있는 문중사찰로 그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진시 정미면 은봉산으로 가면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지만 백제 말에 창건돼 고려 때 번창했던 사찰로 추정되는 안국사지(安國寺址)가 있다.

이곳은 거대하고 뭉뚱그려진 양식의 석조여래삼존입상과 고려중기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안국사지가 유명해진 또 다른 배경에는 미륵세상을 기원하는 매향 의식의 내용이 기록된 매향 암각이 있다.

매향암각은 고려 말부터 조선 초 왕조 교체기에 집중적으로 세워졌는데 나라가 교체되던 당시의 혼란과 왜구의 창궐로 백성들의 삶과 현실이 매우 힘들었음을 잘 보여준다.

또한 안국사지 사찰 뒤로는 은봉산과 봉화산이 있어 사찰 역사기행과 함께 봄철 아름다운 꽃 산행의 힐링도 만끽할 수 있다.

면천면 성하리 성왕산으로 가면 당진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인 영탑사(靈塔寺)가 자리 잡고 있다.

통일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에는 보물 409호로 지정된 금동비로자나불삼존좌상을 비롯한 불상과 석탑 범종 등 불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지닌 문화재도 4개가 존재하고 하고 있다.

특히 영탑사는 구한 말 온건개화파였던 운양 김윤식(1835~1922)이 명성황후의 친러정책에 반대해 대원군의 집권을 모의하다가 미움을 사게 돼 면천에서 유배생활을 할 당시 머물기도 했던 곳이다.

당시 그가 바위에 글자를 조각한 ‘의두암’은 현재까지 남아 있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의 문집인 ‘운양집’에는 의두암이라는 제목의 7언 율시도 실려 있어 역사의 한 장면을 실감할수 있다.

당진 홍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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