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당진 고속도로 예산 차동1교 하부 발판 시설물 불량시공 정황
노동청 "앵커볼트 매립 부분 이상 확인"…전면 작업중지 명령
경찰 "숨진 근로자들 하청 업체 소속"…도

19일 오전 8시 47분께 충남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 교량에서 작업 중이던 A(52)씨 등 근로자 4명이 수십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 고속도로 교량 하부 보수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수십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 19일 오전 8시 47분께 충남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 차동 1교 3번 교각에서 작업 중이던 A(52)씨 등 근로자 4명이 30여m 아래로 떨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응급처치하며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모두 숨졌다.

최초 목격자 B(76)씨는 '논일 하러 트랙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 다리 아래 사람이 사다리 같은 난간에 깔려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숨진 근로자들은 도로공사에서 하청을 준 업체 소속으로 파악됐다.

사고는 A씨 등 근로자들이 고속도로 교량 하부를 보수하려고 이동통로인 스테인리스·알루미늄 재질의 작업 발판에 올라가는 순간 발판이 밑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일어났다.

발판이 떨어져 나간 교량 부위, 바닥에 떨어진 발판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교량 하부와 발판을 고정하는 앵커볼트가 분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고광훈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앵커볼트 매립부분에 이상이 있는 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앵커볼트는 교량 점검시설(경사형 계단)을 다리와 연결하는 주요 부품이다. 대전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차동 1교 공사 구간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도 사고 현장에서 발전기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용접 작업을 위해 발판을 이용해 이동하던 중 구조물이 갑자기 추락하면서 근로자들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공사를 발주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나 작업 감독자가 현장에 없는 상태에서 보수작업이 진행되는 등 안전관리가 소홀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노동청은 감독자 위치 등에 관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도로공사와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철제 난간이 정해진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적정했는지와 불량시공 여부, 작업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예산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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