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교복·버스요금·친환경 생리대 ‘무상시리즈’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이 고교 무상급식 확대, 중·고교 무상 교복 등 ‘무상 시리즈’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무상급식의 경우 보수진영에서 ‘포퓰리즘’정도로 치부했던 지난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보수진영 후보들까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고교 무상급식 시행’ 카드를 들고 나왔다.

허 후보는 “모든 중·고등학교 신입생들에게 교복 구입비를 지원하고 고등학교 과정까지 전 학년에 대한 무상급식을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도 무상급식 고교 확대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해 학생 간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균형식단 제공으로 성장기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유지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유치원·어린이집 전면 무상 보육·교육 등을 담은 ‘I-Mom편안 종합 보육지원’ 공약도 내놨다.

충북도내 자치단체장과 교육감후보들도 현재 초·중학교에서만 시행하는 무상급식을 고교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추진방법과 시기를 놓고는 후보들 간에 이견을 보인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는 전면 시행을 내세웠다. 이 후보 측은 “초·중등 무상급식처럼 교육청, 시·군과 합리적인 예산 분담을 통해 고등학교도 무상급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는 고교 무상급식을 찬성하지만,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대통령이 고교 무상교육까지 공약한 상황에서 지방선거 후보들이 무상급식 공약을 하는 것은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단계적 시행을 주장했다.

신 후보는 “2014년 선거에서도 고교 무상급식 공약이 나왔으나 예산 부담 때문에 시행되지 않았다”며 농촌 지역, 다둥이 가정을 우선 지원하는 단계적 시행을 공약했다.

이들 충북지 후보 3명은 모두 중·고등학교 무상 교복 지원도 공약했다. 한국당 황영호 청주시장 후보, 민주당 김광직 단양군수 후보 등 상당수 시장·군수들도 이를 공약으로 채택했다.

노인·여성 등을 위한 ‘무상 공약’도 줄을 잇고 있다.

이시종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 가구에 가스 타이머 콕 무상 설치, 박경국 후보는 농촌 노인 100원 택시 전면 시행과 여학생 친환경 생리대 무상 보급을 공약에 포함했다.

신용한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 목욕과 이·미용권 지급을 약속했다.

한국당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와 송인헌 괴산군수 후보는 각각 70세 이상 노인 버스 무료화, 가임 여성 전원에게 생리용품 무상지급을 공약했다.

농촌일수록 유권자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노인 관련 무상 공약이 많다.

이시종 후보의 모든 가구 태양광 무상·저가 공급, 바른미래당 신언관 청주시장 후보의 가구별 300w 규모 미니 태양광 발전시설 무상 보급 등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공약도 등장했다.

거창한 개발 계획보다 서민 가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더 많은 관심을 끌면서 선거 때마다 무상 공약이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구호성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 등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는 유권자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영수·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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