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취소 발표로 위기에 몰렸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재추진되는 모습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한 후 이뤄진 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 계속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밝히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음이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검토가 바뀌지 않았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아주 잘 진행돼 왔다”고 화답해 6.12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회담의 최종적 성사 여부는 다양한 루트를 통한 북미간 사전접촉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 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하는 흐름이지만 남은 기간 북한비핵화 의제를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발표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고강도 미국 비판 담화가 발표되자 북한의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들어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이후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자세를 낮추며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는 의제 협상을 포함한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해 북미 참모와 실무진의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경계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북한 외교 실무자들이 거친 협상 방식으로 큰 판을 흐트러뜨리는 것을 우려하는 동시에 북미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북한 비핵화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남북간은 물론 북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신중함도 필요하다. 북한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파동을 지켜보면서 ‘벼랑 끝 전술’이나 ‘섬뜩한 막말’이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우쳤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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