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지점 김은정 팀장, 이준미 과장

5000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기지를 발휘해 막아낸 청주농협 김은정(왼쪽) 팀장과 이준미 과장.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주로 노인층을 상대로 벌였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이제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각별의 주의가 요구된다.

청주에서 40대 여성이 보이스피싱으로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을뻔했으며, 다행히 농협 직원들이 이를 막아냈다.

28일 충북농협에 따르면 청주농협 용암지점에 근무하는 김은정(44) 팀장과 이준미(40) 과장이 기지를 발휘해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냈다.

사건은 지난 달 3일에 벌어졌다. 당일 오후 12시30분께 40대 여성 A씨가 다급한 표정으로 은행에 들어와 정기예탁금 5000만원을 중도해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A씨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이준미 과장에게 인터넷뱅킹 이체 한도 증액과 보안카드 교체를 함께 요청했다.

이 과장은 고액의 현금 사용처를 물었고 A씨는 ‘물건을 산다’, ‘누구를 빌려준다’는 등 횡성수설했다.

이 과장은 이런 A씨 태도를 보고 ‘보이스피싱’을 확신, 김 팀장에게 보고했다.

김 팀장은 A씨를 상담실로 안내해 차를 마시게 하며 일단 진정시켰다.

김 팀장은 A씨에게 개인정보유출을 빌미로 한 검찰이나 금감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빈번하다고 알려주고 최근 유사 피해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의 설명을 들은 A씨는 “조금 전 검찰에서 전화가 와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모든 예금을 해지 후 현금으로 보관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 팀장과 이 과장은 모든 거래행위를 멈추게 한 뒤 경찰에 곧바로 신고해 추가 피해 발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번 40대 여성의 보이스피싱 사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역시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20대가 사기를 당할뻔한 일이 있었다.

충북농협 관계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던 보이스피싱이 이제는 젊은층까지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자행되고 있어 고객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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