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모 “승복…후보 사퇴” 11년 만의 양자 대결
재선도전 진보 김병우 vs 보수 단일후보 심의보
보수표심 결집 등 유리…중도층 흡입 여부 관심

황신모 충북도교육감 후보는 28일 후보사퇴를 선언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충북도교육감 선거 보수진영 단일후보가 극적으로 결정되면서 선거전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심의보 후보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황신모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 자격을 얻었다. 입장을 유보하던 황 후보는 28일 후보사퇴를 선언했다.

황 후보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충북교육감선거 후보에서 물러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후보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교육자의 자세”라며 “선거에서도 약속한 것은 지켜져야 한다는 승복문화(承服文化)가 우리 충북에서부터 정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론조사에 대한 수많은 의혹 등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불신의 요소가 존재했다”며 “보수 단일화를 하겠다는 기이한 집단의 난립과 그들의 행태는 충북교육감 선거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었다”고 단일화 과정의 아쉬움을 밝혔다.

심 후보와의 선거 연대에 대해서는 “(심 후보 측에서) 어떠한 요청을 받지 못했고, 연락이 오면 진정성 부분을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심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황 후보와의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심 후보는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의 숭고한 결단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황 총장과 함께 충북교육의 내일을 설계하고 동행하겠다”고 통합 선대위 구성과 공동 캠페인 진행 의사를 밝혔다.

황 후보의 승복 의사 표시에 따라 충북교육감 선거는 재선에 나선 진보 성향의 김병우 후보와 심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이에 따라 김 후보의 압승으로 예상되던 선거 판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교육감 선거가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것은 2007년 12월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과거 간선제로 치러지던 교육감선거는 2006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주민 직선제로 바뀌었다. 현재와 같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른 것은 2010년 6월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교육감 임기가 시·도별로 달라 충북의 경우 2007년 12월 첫 직선 교육감 선거를 했는데, 당시 재선에 도전한 이기용 후보가 박노성 후보를 누르고 2년6개월의 ‘한시 임기’를 채웠다.

충북교육의 새 수장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김 후보와 심 후보는 ‘진보’와 ‘보수’로 구분되고 있다.

그러나 심 후보의 경우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며 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양자 대결로 펼쳐지며 중도층의 변화를 어떤 후보가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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