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연우 청주시사직2동행정민원팀장

권연우 <청주시사직2동행정민원팀장>

(동양일보) 동서고금을 통틀어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선생만큼 거론되는 인물이 또 있을까. 그의 저서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 내용 자체가 결코 가볍지 않으니 공직자라면 한 번쯤 되새겨 봄직하다.

목민심서는 정약용이 집필한 책으로, 48권 16책으로 된 필사본이다. 책의 머리말을 잠시 지면에 옮겨본다.

“군자의 학문은 자신을 수양하는 수신이요, 나머지 반은 백성을 돌보는 ‘목민’이다. 그런데 요즈음 목민의 임무를 맡은 자들은 오직 이익만 좇는데 눈이 어둡고 백성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백성이 여의고 곤궁하고 게다가 병까지 들어 줄지어 진구렁 속에 가득 차 있다. 어찌 슬픈 일이 아닌가?”

목민관은 고을의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히면서 폭정을 비판한 책이기도 하다.

목민심서는 부임(赴任), 율기(律己:자기 자신을 다스림), 봉공(奉公), 애민(愛民), 이전(吏典), 호전(戶典), 예전(禮典), 병전(兵典), 공전(工典), 진황(賑荒), 해관(解官:관원을 면직함) 등 모두 12편으로 이뤄져 있다.

시대가 변했다.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예전의 잣대로 요즘을 재기란 얼토당토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목민심서에 담긴 뜻을 곱씹어 볼 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18년간 유배지에서 눈이 짓무르도록 학문적 역량을 완성한 집중력에 거듭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직이든 사회 조직이든 존경받는 리더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조직 구성원 하나하나의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리더십이라고 할 정도로 구성원의 열정을 중요시했으며 효율적인 리더는 ‘나’라고 말하지 않고 항상 ‘우리’라고 말하고 생각하며 가장 먼저 듣고 가장 나중에 말한다고 했다.

손자병법에 용장(勇將)보다는 지장(智將)이 낫고 지장보다는 덕장(德將)이 낫다고 했다. 물론 복을 타고난 복장(福將)을 따라올 수야 없지만 가슴으로 다스리는 덕장은 이 시대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 중의 하나이다.

덕장이 이끄는 조직은 구성원의 열정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그럴 때 우리 조직은 건강해진다.

조선시대에도 왕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의정부, 삼정승이 있었듯이 리더는 ‘경청’을 통해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한다.

조력자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란 ‘독재’와 다름이 없다.

따라서 경청과 공감으로 해법을 찾아 나가는 슬기로운 지도자가 돼야 하며 그런 분들이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

그 이면에 투표권을 가진 대중이 있으며 묵묵히 지켜보는 시선이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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