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모, 사퇴서 제출 미뤄…단일화 효과 반감 우려
투표용지 인쇄 시점 고려 땐 “늦어도 31일이 시한”

지난 24일 심의보(오른쪽)·황신모 충북도교육감 후보가 도교육청에서 '후보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한 뒤 손을 잡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충북도교육감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후폭풍이 여전하다.

심의보 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됐으나 황신모 후보가 이틀이 지나도록 후보사퇴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 매끄럽지 못한 후속절차로 단일화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두 후보 캠프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결과 발표 이후 이틀이 지났으나 황 후보의 사퇴서는 아직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되지 않았다.

후보 단일화 결과 발표 당시 ‘즉시 제출’을 밝힌 이유는 단일화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투표용지 인쇄 전 상대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계산 때문이다.

공직선거 관리규칙에 따라 후보 등록 이후 사퇴해도 투표용지에 후보의 이름은 표기된다. 사퇴하더라고 기탁금의 대가로 자신을 알릴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투표용지 인쇄 전 후보자 사퇴서가 제출되면 투표용지 해당 후보의 이름 옆 기표란에 ‘사퇴’ 표시가 인쇄된다.

그러나 인쇄시기보다 늦게 사퇴서를 제출하면 ‘사퇴’ 표기 없이 이름만 인쇄될 수 있다. 통상 이런 경우 무효표가 속출해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선관위는 보수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가 후보 등록 마감 하루 뒤에 실시되는 등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 교육감선거 투표용지 인쇄 순서를 마지막으로 조정했다. 비례도의원 선거의 경우 지난 28~29일, 도지사 선거는 30~31일 투표용지 인쇄가 진행되고, 교육감 선거의 경우에는 인쇄 법정기일(28일)보다 늦은 다음달 1~2일께로 예정돼 있다.

도선관위는 늦어도 오는 31일까지 황 후보의 사퇴서가 접수돼야 투표용지에 ‘사퇴’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동안 두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서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 후보는 앞서 지난 28일 단일화 승복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수많은 의혹 등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불신의 요소가 존재했다”며 “인간이 해서는 안 될 한계를 넘은 행태는 아쉽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같은 날 “황 후보의 숭고한 결단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 함께 논의하고 충북교육의 내일을 설계하고 동행하겠다”고 구애에 나섰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진정성 부분을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충북교육감 선거는 11년 만에 현직 교육감인 김병우 후보와 보수진영 단일후보인 심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양자 대결로 재편된 충북교육감 선거의 다양한 판세 변화에 유권자들의 시선도 쏠리고 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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