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취재부 차장

이도근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13년 만에 충북에서 열린 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충북이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나흘간의 열전을 뒤로 하고 29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충북은 금메달 30개, 은메달 44개, 동메달 49개 등 모두 12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대회(금29 은30 동51)보다 13개의 메달이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말 뒤에 단 하나의 금빛 바벨을 들어 올리지 못한 역도와 5년 째 ‘노 골드’의 굴욕에서 벗어나지 못한 육상의 그림자가 숨어있다. 그나마 매년 묵묵히 메달을 보탰던 롤러에서는 각각 3명의 ‘3관왕’과 ‘2관왕’을 배출하는 등 13개의 금메달을 따내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 대회를 바라본 지역 체육인들은 전문(엘리트) 체육의 ‘위기’를 얘기했다. 이처럼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선수 확보와 원활한 예산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시·도간 과열 경쟁을 막고 참가자 모두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시·도별 종합순위 등을 집계하지 않는 대신 종목별 개인·단체 시상만이 이뤄졌다. 매년 시·도별 메달 성적을 볼 수 있는 대회 홈페이지의 배너 메뉴 등도 없앴다.

인천, 경남, 경북 등에선 학교 운동부가 아닌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으로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기존 엘리트 선수들의 대회였던 소년체전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는 평을 받았다. 학교 체육의 무게중심이 생활체육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학교체육이 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체육 부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지역 체육인들의 조언이다.

스포츠는 투자한 만큼 성적을 낸다는 말이 있다. 생활체육의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충북 학교체육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도교육청과 지역사회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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