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4선 터줏대감' 양승조 vs '불사조' 이인제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6.13 충남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자유한국당의 이인제 후보 간 경쟁 속에 가자코리아당 차국환 후보의 3자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전 지사의 ‘악재’ 속에서도 아직은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분위기다.

지역 기반 정당이 없는 충남은 역대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 어느 한 곳에 몰표를 주지 않고 고루 나눠주는 성향을 보여 '대한민국 정치지형의 축소판'으로도 불린다.

심대평(민선 1~3기), 이완구(4기) 등 민선 초기 보수 성향이 짙었던 충남은 천안, 아산 일대에 대기업과 함께 젊은 유권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안 전 지사가 2010년 당선돼 내리 2선(5~6기)으로 진보 진영의 길을 다졌고,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더해지면서 초반 판세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민주당 유력 후보의 성추문 등이 잇따르면서 한국당에서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양승조 후보는 '시대정신'을 강조하며 '올드보이' 이인제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양 후보는 '이번 선거는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과거를 회귀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문재인 정부를 정치공세로 발목 잡을 후보가 아닌 시대정신을 실현할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양 후보는 당 사무총장과 문재인 대선 후보 충남공동선대위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의 경험을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와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피닉제'라는 인지도 속에는 '올드보이'란 함의가, '전략공천 후보'라는 말 속에는 '준비가 덜 된 후보'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다는 점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국민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역사적인 변혁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념공세를 통해 과거로 회귀하려는 인물이 아닌 시대정신에 걸맞은 인물을 선택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네 번의 대권 도전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한국당 이인제 후보는 경기지사와 6선 의원을 지낸 점 등을 내세운다. 준비된 후보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 정치적 고비를 겪으면서도 불사조(피닉스)처럼 재기하면서 얻은 자신의 별명 '피닉제'(피닉스+이인제)를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한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과 ‘경제’ 등 두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이 30∼40% 줄어들고 중소·중견기업은 의욕을 상실했다'며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 후보에 대해서는 '전임 충남지사가 도민에 충격을 안기고 갑자기 사라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며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에서 내 삶이 나아졌는지, 아닌지를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도지사가 되면 2030년까지 충남 인구를 300만명으로 늘리고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무기력한 충남의 정치현실을 바꾸겠다’며 가자코리아당으로 출마를 선언한 차국환 후보는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지역 경노당과 마을회관을 찾아다니며 바닥민심을 쫓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양승조 후보 지지율이 한국당 이인제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표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충청인의 특성상 승부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한국당은 충청권 유권자 특성상 여론조사에 소극적인 ‘샤이 보수층’이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보고 있다. 6선 국회의원, 경기지사, 노동부장관 등을 거친 정치거물 이인제 후보를 전략공천 한 것도 보수층 결집으로 역전신화를 만들겠다는 기대에서 비롯됐다. ‘안희정 쇼크’ 등으로 요동쳤던 충남 선거판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정래수 기자
 
양승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양승조(59)

△성균관대 법대 졸업 △민주당 충남도당위원. 민주당 사무총장. 17~20대 국회의원

△충남도 아동수당 10+10 플러스 도입 △노후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청정에너지 전환으로 미세먼지 감축 △수도권 규제 강화 및 충남 이전기업 세제 혜택 △급식비, 수업료, 입학금 전액 지원해 고교무상교육 실현 △공공주택 2만5000호 건설

 

이인제
이인제

 

◆ 자유한국당 이인제(70)

△서울대 법대 졸업 △ 13~14,16~19대 국회의원, 경기지사, 노동부장관

△2030 충남비전 프로젝트 - GDP 10만불 달성, 인구 300만명, 일자리 50만개를 창출 △도지사 직속 청년일자리센터 신설 △어르신 통합복지카드 제공 △수도권 미세먼지 총량제 충남으로 확대 △버스-전철 통합 환승 할인제도 도입

 

차국환
차국환

 

◆가지코리아당 차국환(61)

△고려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 졸업 △충남 서천 마산면 부면장

△농업 3대정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강화 △고령화 사회에 맞춘 복지정책 추진 △비예산에 근거한 자원봉사 활성화로 제3섹터 분야 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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