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고려 건국 1천100주년 특별전

개태사 청동북.
개태사터에서 나온 소조상.

(동양일보 박유화 기자) 고려 태조 왕건(877∼943)이 세운 개태사(開泰寺). 개태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개태사-태평성대 고려를 열다'를 주제로 오는 7월 22일까지 볼 수 있다.

왕건은 후백제를 물리치고 후삼국을 통일한 936년 충남 논산시 연산면에 개태사를 세웠다.

불교를 숭상한 고려에서 개태사는 위상이 높았다. 태조 초상화를 모신 진전(眞殿)이 있는 사찰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면 사람들이 모여 기원문을 올렸다. 하지만 고려 후기 서해안에 왜구가 자주 출몰하면서 쇠락했고, 조선시대에 자리를 옮겨 중창하면서 고려 사찰의 흔적은 거의 사라졌다.

이번 전시는 얼마 남지 않은 개태사의 유물들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는 개태사를 창건한 태조를 다룬 제1부 '고려 태조 왕건, 개태사를 세우다'로 시작한다.

태조 왕건상으로 추정되기도 하는 천안 목천읍 출토 청동인물두상, 연천 숭의전지에 봉안한 고려 태조 초상화, 태조 초상화를 모신 또 다른 절인 봉업사 명문이 있는 봉업사명 청동북(보물 제576호)을 볼 수 있다.

이어 제2부 '왕실 사찰 개태사의 가람배치와 불교문화'에서는 오늘날 개태사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었던 고려 개태사터 발굴조사 결과와 관련 문화재를 소개한다.

개태사터에서는 대형 철솥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2.5∼3m 크기 아궁이 시설이 나왔고, 장식기와인 치미와 청자·백자·소조상 조각이 발견됐다.

제3부 주제는 '개태사에서 태평성대 고려를 열다'. 지름이 102㎝인 개태사 청동북 실물과 보물 제219호 개태사 석조여래삼존입상 영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마지막 제4부 '1376년, 개태사와 최영 장군의 홍산대첩'은 개태사 위기와 최영 장군이 부여군 홍산면에서 왜구를 격퇴한 홍산대첩에 집중한다.

홍산대첩 경과와 최영 장군 업적을 담은 영상,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왜구를 격퇴한 것을 기념해 1577년 세운 '황산대첩비명' 탑본을 감상할 수 있다.

부여박물관 관계자는 '태조 왕건의 호국 의지를 증명하는 현장인 개태사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여 박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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