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성중 학부모 349명 탄원 규정상 재직학교 재응모는 불가능

20일 청주 용성중 강당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하는 자유학기제 발대식’에서 1학년 남·여학생 대표가 이미숙 교장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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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교장 선생님과 학생이 매일 아침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매일 점심시간에는 교사·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꿈과 끼를 펼치는 작은 음악회를 여는 학교.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임기만료를 앞둔 초빙 교장 선생님이 떠나는 것을 학부모들이 막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 용성중 이미숙 교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 학교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등 수백명이 재발령 탄원을 낸 것이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오른 이 탄원은 최근 충북도교육청으로 이첩됐다.

전교생이 647명인 이 학교에서 교장 재발령 요청서에 서명한 학부모 등은 349명에 달한다.

학부모들은 “지난 4년간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만든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교장이 만든 ‘학생 중심의 학교 운영‘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며 이 교장의 재발령을 요구했다.

오는 8월 이 교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용성중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이 교장의 재임 여부를 물어오는 등 학부모들이 교장 재임 여부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장공모제로 초빙된 이 교장은 용성중을 ‘꿈과 끼, 열정’이 조화를 이룬 학교로 탈바꿈, 도내에서 주목받는 학교로 만들었다.

이 학교는 질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과 행복한 방과후학교 지원, 맞춤형 자유수강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적은 교육비로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평균적으로 전교생의 50% 정도가 자율적으로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등 높은 참여율을 보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교장 재발령 탄원서는 2007년 교장공모제 시범 운영 시작 후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탄원서를 접수한 도교육청은 교장공모제의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부모들의 뜻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장공모제 운영계획에 의하면 공모제 교장의 재직학교 재응모는 규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인사 규칙상 한 학교에서 교장으로 3년 이상 근무하면 순환 전보하는 게 원칙이다.

이 교장은 “뒤늦게 학부모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며 “뜻은 감사하지만, 상당히 조심스러워 더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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