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군수의 자존심 건 재대결 한판승부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영동군수 선거는 전·현직 군수의 자존심을 건 재대결 한판 승부로 펼쳐진다.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절치부심 징검다리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정구복(61) 후보와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워 재선을 확신하는 자유한국당 박세복(55) 후보의 맞대결로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두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도 맞붙어 343표 차라는 박빙의 혈투를 벌였다. 이때 석패한 정 후보는 그동안 영동지역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선거 패배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단점을 보완하는데 정성을 쏟았다.

더불어민주당 정구복 후보
더불어민주당 정구복 후보

 

정 후보는 자신의 패배 원인을 선거 당시 낮은 정당 지지도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자신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3선 고지를 오르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4년 전에는 정당 지지도에서 밀려 근소한 차로 졌지만, 이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 후보는 “지역이 발전하려면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손잡고 군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영동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65세 이상 어르신 관내 버스비 무료화 △장애인 전용체육관 건립 △다문화지원센타 건립 △귀농귀촌마을 조성 △농산물 직거래 택배비 지원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 등을 내세웠다.

특히 △군립국악단·국악체험촌 국립승격추진 △황간역·월류봉 문화관광지화 △전국 국악동요대회 유치 △농산물거점산지유통센터 재추진 △미래첨단농업복합단지조성사업유치 △KTX 고속열차 영동정차 추진 △국립산림치유원유치 등 굵직한 공약을 내걸어 여당 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두 후보 간 치열한 신경전을 엿볼 수 있는 공약으로 ‘초강천 빙벽장 사계절 관광지화’가 흥미를 끈다. 초강천 빙벽장은 정 후보가 군수재임 시절 조성한 영동의 명물이다. 해마다 전국 빙벽등반대회가 이곳에서 열렸으나 박 후보가 군수로 당선된 후에는 제대로 열린 적이 없다. 가축전염병 예방을 이유로 예정됐던 대회가 번번이 취소될 때마다 정 후보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또한 ‘불통·호통·고통을 소통·격려·행복으로 바꿔 즐겁고, 신명나게 일하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정 후보의 공약도 박 후보의 장점으로 꼽히는 ‘강력한 추진력’을 우회적으로 비튼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박세복 후보
자유한국당 박세복 후보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방어에 나선 자유한국당 박세복 후보는 군수 재임기간 보여준 탄탄한 업무 능력과 강한 추진력을 강점으로 앞세우며 표밭갈이에 나섰다.

박 후보는 “농촌에서는 정당 지지도가 아니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부정부패에 한 번도 연루되지 않고 정직하게 군정을 이끌어 온데다 레인보우힐링타운 같은 굵직한 현안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영동군 예산 5000억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고, 영동군 재정역량 전국 4위와 충북도내 1위, 영동군 채무 ‘제로’ 달성, 국내 유일의 레인보우힐링타운조성사업 추진 등의 성과를 내세우며 정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공약이행률 92%, 사업비 38억2800만원 획득, 자치단체장 리더쉽 부분 대상 수상, 2018 지방자치 행정 대상 수상 등을 들어 강한 추진력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립 △출산보육담당부서 신설 △청소년종합문화센터 건립 △장애우전용건강지원센터 건립 △미래첨단농업복합단지 유치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 조기건립 △레인보우힐링타운 2020년 완공 등을 통해 영동군의 발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또 △국악난계국악원 유치 추진 △도마령 일원 관광자원 개발 △관·민 합동 공직감찰 시스템 운영 △공무원 성과중심 발탁·승진제 운영 등을 약속했다.

영동군수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을 거머쥔 박세복 후보가 강한 추진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 받으며 초반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1·2차 남북정상회담과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 중재 등 잇단 호재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여당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정구복 후보의 인기도 상승추세에 있다. 따라서 누가 이기든 이번 영동군수 선거도 4년 전과 같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동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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