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 기 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동양일보)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경제력 등 각종 자원이 집중되는 수도권 쏠림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과 지방의 실상은 이렇다. 수도권은 인구의 49.5%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분포한다. 지방세와 국세의 55%, 법인세 59%, 종합부동산세 79%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개인 신용카드는 81%나 수도권에서 사용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지방중소도시는 수도권 대비 약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을 100으로 볼 때 서울이 148임에 비해, 광역시 및 세종시가 71, 지방중소도시는 55에 그친다. 보건복지, 생활서비스, 생활안전시설 등의 접근성을 기준으로 접근성 하위 20%인 서비스 접근성 취약지역의 93%가 지방에 있다. 공연예술 횟수의 65%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2017년 시행된 의료질 평가에서 지방은 최하 등급을 받거나 등급제외 등급의 병원 비율이 늘어나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질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학생 수 감소로 지역의 폐교 비율이 전남 22%, 경북 19%, 경남 15%나 달하고 있어, 수도권의 1.8%에 비해 현저히 높다. 이러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국가의 균형 있는 성장과 국민통합의 핵심적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우리는 새로운 문제도 맞이하고 있다.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위기가 그것이다. 지방소멸이라는 책에서 마스다히로야는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대로라면 일본의 절반,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한다며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 그에 따른 인구감소는 동경이 지방의 인구를 빨아들이고 결국 동경도 축소되고, 일본은 파멸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출산율이 2016년 1.17명에 머물러 프랑스 2.0명, 미국 1.9명, 일본 1.4명에 비해서는 턱없니 낮다. 인구절벽 쇼크도 현실화 되고 있다. 향후 30년 내 226개 시군구 중 37%인 85개가 소멸 위기에 있다고 한다.

저성장과 양극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20년 전 7%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은 지난 10년간 3%수준으로 둔화되었다. 가계와 기업, 가계 간 소득 격차도 확대되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하위 10% 대비 상위10%의 근로소득은 2006년 11배에서 2015년 14.8배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에 기업이전이 집중되는 등 국토공간도 양극화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지방이전 기업의 61%가 충청권과 강원권 등 수도권 인접지역로 이전하였다. 지역산업은 위기에 빠져있다. 지역 전통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되고 지역경기는 침체되고 있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는 저성장과 양극화, 저출산 및 고령화,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산업의 위기 속에서 여하히 대응할 것인가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한 해법으로서 국가균형발전이 절실한 것이다. 선진국들은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위해 강력한 국가균형발전 추진 중이다. 일본은 인구감소, 고령화 대응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일자리와 사람의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창생 비전 및 종합전략을 수립하였다. 인구감소, 저성장 대응을 위해 총리가 주도하여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지자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분권형 지역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계획계약제도 시행에 따라 국가와 지역간 공통사업에 대해 재정투자 등을 약속하고, 사업계획 수립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중앙과 지역간 포괄지원협약 정책을 펴고 있다. 영국도 지역민관협의체와 중앙정부간 협상을 통해 지원사업과 규모를 결정하는 지역성장협상, 분권협상제도를 2014년 도입하는 분권형 지역발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제 균형발전에 입각한 지역발전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발전과 지역 간의 연계를 통하여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지역문제는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역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 낙후지역 배려, 지방소멸 대응, 주민공동체 활성화는 기본적이며 우선적인 지역정책의 방향이다. 지역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발현하고 지역 유휴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혁신적 성장을 촉진해 가자. 이것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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