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논설위원/강동대교수

이동희 논설위원/강동대교수

(동양일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벌써 계절의 달력은 여름이 되었고, 6월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삶의 안전성을 추구하며 행복한 여생을 살고 싶다.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꿈꾸는 전국 팔도의 중장년층들이 수안보 인근의 그리실이라는 마을에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귀농보다는 귀촌의 삶을 추구하기 위하여 이곳에 모였다.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이 글을 읽으며 학문을 닦던 마을이 전국 곳곳에 있었다. 한반도의 중심 중원경에 모인 중부지방의 선비들이 모여 천자문, 명심보감, 사서삼경 등의 서적을 읽던 선비들이 터를 잡은 곳이 수안보 인근의 그리실이다. 이곳에서 글을 읽으며 과거시험 준비를 하였고 인근지역 유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조선시대 인재들의 학문 전당으로 이제 4년차의 터전인 이곳에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입주민들이 성실히 노력하며 힘을 합치고 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소소하면서도 작은 확실한 행복의 삶을 추구하기 위하여 모였다. 요즘 시대의 트랜드인 소확행의 삶을 살기 위하여 모여든 이들은 이기주의 보다는 이타주의의 베푸는 삶을 추구하며 여생을 성실하게 귀촌에 의미를 두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소확행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소확행(小確幸)이란 무엇인가? 소확행은 일상에서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말하는 것으로 덴마크의 “휘게(Hygge)',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 동일한 말이다. 소확행의 어원을 찾자면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꼽을 수 있으며, 1986년 출간된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돼 있는 속옷을 볼 때,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들을 때“의 느낌에서 사소하고 별 볼일 없는 것같지만 이를 통하여 성취감이 가슴에 확실하게 와닿은 것이다. 취업, 결혼, 성공한 삶, 안정된 사회 등과 같은 불확실한 미래가 범람하는 시대에 사람들이 이룰 수 있는 작고도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은 필연인 듯 하다. 이제는 시대의 트랜드가 ”욜로(YOLO)는 가고 소확행이 왔다!.” 젊은이 들에게 요즘 관심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 번뿐인 인생, 지금을 즐기자!”라는 욜로는 경제의 어려움으로 개인 파산과 신용불량자로 거듭날 수 있어 시대의 트렌드가 이제 소확행으로 전환된 듯 하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 열풍은 이제 소비자를 얼마나 감동시키는 가치를 부각시키느냐는 “가심비(價心比)”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심비는 고객 감동 마케팅 차원으로 전환하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소확행의 가치 창조 상품 기획이 큰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소확행은 보통이라는 뜻의 “노멀”과 반하다라는 “크러시”를 합쳐 보통에 반한다로 특별한 것이 아닌 그저 일반적이고 평범한 그런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특별하거나 크게 출세한 화려한 삶보다는 그저 평범한 보통의 일상적 삶 속에서 소소한 만족을 누리면서 산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서 20대 남녀의 60%가 인생 역전 성공 스토리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담은 콘텐츠를 선호하고, 2030세대는 고소득이나 사회적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2030세대 80%가 성공적 미래보다는 현재의 일상에 여유의 삶을 추구하겠다고 답하였다.

이번 주말에는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소확행의 아이콘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작은 소확행을 통하여 대확행을 만드는 행복한 주말을 만들었으면 한다. 소확행이 커져서 더 큰 행복을 추구하는 확실한 행복의 대확행을 만드는 꿈을 꾸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시에서 귀농 혹은 귀촌을 시도하면 누구나 원대한 꿈으로 출발한다. 귀농의 삶을 추구하기 보다는 소소하며 작은 소원과 희망을 가지고 전원마을에서의 귀촌의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은 좋은 듯하다. 이러한 삶은 말년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소확행이라는 인생철학의 흐름이 나의 좌우명과 맞물려 떨어지고 있다. 커다란 꿈과 야망은 계획된 특별한 삶이 아닌 이웃과 한 끼 식사를 나누며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여생의 행복한 삶일 것이다. 이러한 삶이 나의 소확행을 실현하는 것이며 인생 후반전의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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