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남 홍성·예산 담당 부장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 6.13 지방 선거가 본선 레이스로 접어들면서 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출마 후보들 간 고소·고발 등 흑색선전이 난무, 벌써부터 점입가경이다.

후보들의 사진과 공약이 실린 현수막들이 거리마다 나붙고 골목에는 차량에 부착된 확성기에서 후보들의 쉰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선거유세를 하는 등 제각기 존재감 알리기에 한창이다. 홍성지역에는 지난달 27일 모 방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지역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해 선거의 열띤 관심을 드러내는 듯하다.

마치 그 한 번의 여론조사가 선거 당락을 좌우하기라도 하듯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며 정보 퍼 나르기에 열심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군수 후보 간 한바탕 난타전이 벌어졌다. 지역 단체장 출마 후보자 간 네거티브 전으로 확대되면서 선관위 고발사태까지 이어지게 된 것.

이번 모 방송 여론조사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400명에 대해 실시된 것으로 응답률 4.7%였다. 아무리 연구 기술이 발달되었다고는 하나 이번 조사 수치로 전체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읽었다고 하기에는 무리수다.

출마 후보자들이 1주일여 남은 선거운동 기간을 여론조사 결과에 매달려 갑론을박하며 매달리는 것은 마땅히 시간 낭비고 유권자들에 대한 직무유기다.

유권자들은 목이 쉬도록 후보에 대한 자질검증을 받고 하나의 실현가능한 정책과 공약이라도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발로 뛰는 후보자들을 내심 기대하고 신뢰한다.

여론조사란 ‘무작위 추출’이라는 통계학에 기초한다. 한 사람의 유권자를 조사대상으로서 선택할 확률을 다른 유권자를 선택할 확률과 거의 동일하게 하면 수백 명에게 질문한 결과만으로도 유권자 전체의 의견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추계가 가능하다.

허나, 여론조사와 선거의 다른 하나의 공통점은 의견의 강약과는 관계없이 모든 유권자에게 1표만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기술적인 한계는 전반적인 '민의’를 추계(推計)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세부적인 분석은 곤란하다.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시점’에서의 의견이며 여론이 왜 변하였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선거를 예측키 위해서는 유권자 전체보다 투표하는 유권자의 행동을 파악해야 하지만 여론조사는 아직 누가 투표하고 기권하였는지를 판별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 바로 ‘출구조사’다.

어떤 출마 후보자이든 간에 한 곳의 여론조사에 매달려 갑론을박만 일삼지 말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부지런히 유권자들을 만나고 맨투맨 정신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에 투혼을 불사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꽃을 제대로 피우는 첩경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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