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앤디전자저울 진천공장 전경
해외로 수출될 전자저울 제품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로 수출될 전자저울 제품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에이앤디전자저울 직원들이 작업장에서 물건 생산에 열심이다.
에이앤디전자저울 직원들이 작업장에서 물건 생산에 열심이다.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에이앤디 이재춘 대표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1983년 하나계기공업으로 시작해 1985년 상업용 전기식 지시저울을 생산하면서 거래처를 전 세계로 확대한 에이엔디전자저울(대표 이재춘).

1995년 일본 AND와 합작회사로 변경했고 2002년 청주시에서 진천군으로 공장을 이전한 이 회사는 2006년 초정밀 발란스 생산, 2011년 진천 2공장 설립, 2013년 2000만 달러 수출 탑 등 해마다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국내 1위 전자저울 기업으로 우뚝 섰다.

주요 생산품으로는 소량저울, 발란스저울, 고중량 저울, 인디게이터, 로드셀 등이 있고 올해 매출 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초정밀 저울, 산업용 로드셀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수천 톤의 무게에서 극미량의 무게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의 무게를 달아주는 저울을 만드는 이 회사는 전자저울 업계 최초로 국제품질보증규격인 ISO9002 인증을 획득했고 국내 생산량의 82%를 세계 45개국에 년 간 약 2000만 달러 이상 판매하고 있다.

1979년까지 국내 저울시장은 산업용과 상업용은 물론 심지어 실험실 연구용까지도 기계적인 기술을 이용한 아날로그 저울의 시대였다.

스위스, 독일, 일본 등 계측기 선진국보다는 뒤처졌지만 1983년 자본금 2500만원으로 계량기제조업을 시작한 것이 국내 전자저울의 효시(당시 회사명 하나계기공업주식회사)가 됐다.

이재춘 대표는 '전자저울이 거의 선진국에서 수입되고 있던 1983년 하나계기공업㈜란 상호로 시작해 그 당시 벤처투자로 유명했던 ㈜한국개발투자금융으로부터 22.5%의 자금을 투자받아 청주시 상당구에 회사를 설립했다'며 '2년간 개발 끝에 1985년 상업용 전자저울을 체신부 우체국용으로 납품을 하게 됐고 다음해인 1986년 드디어 동남아와 그리스를 필두로 수출을 시작하는 등 승승장구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요즘 벤처기업이 그렇듯 창업 후 눈부신 발전을 하던 이 회사에도 얼마 안 가 시련이 찾아온다. 제품개발과 품질만 믿고 밀어붙인 탓에 재정적인 노하우가 없었던 이 회사는 1989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부도가 난 것이다.

다행히 1990년 회사의 미래를 밝게 판단한 청주지방법원이 법정관리를 결정하면서 재생의 길을 걷게 됐고 그해 10월 체코, 폴란드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후 이듬해인 1991년 어려운 회사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이란, 포르투갈, 남아공화국, 터키 등과 수출 길을 잇 따라 열게 된다.

이 대표는 '해외 마케팅과 한 차원 높은 품질의 전자저울을 생산하고 있던 일본에이엔디와 합작투자 및 기술공여 계약을 체결한 후 회사가 경영안정을 이루게 돼 2002년 정리채권(회사빛)을 변제완료 함으로써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종결(법정관리졸업)을 선언 받고 정상적인 회사로 돌아 왔다'며 '근로자들의 구슬땀으로 재기의 발판을 굳게 다진 모범 기업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채권 변제 후 2003년 3월 세계시장에서 도전할 목적으로 세계 3대 전자저울 브랜드인 에이엔디로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2006년 무역의 날 2000만 달러 수출 탑, 2008년 38회 한국정밀산업기술대회 계량계측기 개발 수상, 2009년 한국표준협회주관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 동상 수상, 2010년 중소기업청장표창, 2011년 진천2공장 확장, 2013년 무역의 날 2000만 달러 수출 탑, 2016년 13회 충북도중소기업대상 특별상에 이어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여하는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 회사가 생산한 전자저울 품질은 전 세계가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한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 재 구매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다는 회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모델별 생산량이 소량이며 종류는 500여 가지가 넘어 다품종에 속하고, 자동화가 안 돼 일일이 사람 손에 의존하는 노동집약적인 게 저울업계의 숙명이자 한계점이란 것이다.

다행히 일본은 인건비가 너무 비싸고, 중국은 제품의 품질이 좋지 않아서 소량 다품종은 아직까지는 한국이 경쟁력이 있어 저울만은 코리안 프리미엄이 작용해 현재 1. 2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대학원과 광운대학교 동북아대학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동국대학교와 삼육대학교 등에서 11년간 강의를 하고 있는 이재춘 대표는 자신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채찍질을 하고 있다.

'입문 일본경제', '닛산 리바이벌플랜', '세계경제의 현재 그리고 3년, 5년, 10년 후' 등 7권의 책을 번역출간하기도 한 그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AMP 25기, 고려대 최고경영자과정 35기, 중앙대 국제대학원 AMP7기, 외국어대학교 AMP 6기 등을 수료하며 경영자들과 끊임없이 세계경제 동향과 관련, 교류를 하고 있다.

특히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거동이 불편한 이 대표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안되면 돌아가면 된다' 등 자신만의 신념을 바탕으로 휠체어를 타고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출장 스케줄을 연일 소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조성되고 있는 진천 송두산업단지에 물류자동화 및 부품조달 자동화를 통해 IoT를 통한 스마트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연말쯤에는 에이엔디저울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종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