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첫 상대 스웨덴전 '격파 해법' 찾기에 실패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 한국 이재성(오른쪽)과 손흥민이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 한국 이재성(오른쪽)과 손흥민이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공개 평가전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이 볼리비아를 압도하고도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FIFA 랭킹 59위)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대표팀은 전반 60%대의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면서 여러 차례 슈팅을 날렸으나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에는 움직임까지 둔해지며 활기를 잃었다.
신 감독은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공개 평가전인 이날 경기에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쉬게 한 채 김신욱(전북)-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 조합을 처음 가동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정우영(빗셀 고베)을 중원에,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을 좌우 날개에 배치하고 수비진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장현수(FC도쿄)를 중심으로 박주호(울산)와 이용(전북)을 좌우에 세운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0대0으로 경기를 마친 대표팀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하고 있다.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0대0으로 경기를 마친 대표팀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공격 조합은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6분 김신욱이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제친 채 첫 슈팅을 선보였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9분엔 박주호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받아 김신욱이 큰 키를 이용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볼리비아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이어 전반 30분 이승우가 골대 왼쪽에서 재치있게 수비수를 제치고 보낸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60%대의 높은 공격 점유율에도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와 골 결정력 부족이 아쉬운 45분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들어 골키퍼 김승규 대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문선민 대신 이재성(전북)을 교체 투입해 변화를 줬다. 
그러나 후반 11분 기성용의 중거리 슛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자 신 감독은 후반 14분 이승우를 빼고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기용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으로 상대 수비진을 위협했다.
후반 23분에는 기성용의 전진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30여m 단독 드리블한 뒤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강하게 찼으나 상대 골키퍼 카를로스 캄페가 쳐냈다. 
이후 기성용과 장현수, 김신욱을 빼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윤영선(성남), 김민우(상주)를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손흥민의 후반 44분 단독 드리블에 이은 슈팅마저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교민 200여 명의 응원에도 태극전사들은 무득점, 무승부에 허탈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무실점에 만족하기엔 상대의 공격이 지나치게 무뎠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평가전을 앞둔 마지막 공개 평가전인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에 초점을 맞췄다. 
스웨덴에 대비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가다듬기로 하고 '플랜A' 수비 전술인 포백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가상의 스웨덴'으로 설정한 볼리비아는 스웨덴과 많이 달랐다.
볼리비아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비 위주의 전술을 폈고, 우리 진영으로 공이 넘어오는 일도 드물어 우리 수비진은 긴장할 틈이 없었다. 이날 볼리비아의 슈팅은 2개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없었다.
마지막 국내 평가전인 보스니아전 스리백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이후 그라운드에 복귀한 장현수를 활용한 이번 포백라인 점검도 난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이로써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공개 평가전에서 자신감을 충전하려던 신태용호는 소득 없이 평가전을 마쳤다.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 0대0으로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이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대 볼리비아의 평가전. 0대0으로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이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호는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끝으로 열흘간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12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한다. 
신태용호는 유럽 원정에 나섰던 작년 10월 러시아, 모로코, 올해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 등 네 팀에 모두 패했다. 
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탈락한 볼리비아(59위)보다 두 계단이 높은데도 골 결정력 부족과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 미흡 등 약점만을 노출하며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스웨덴 격파를 위한 해법 찾기에도 실패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대신 김신욱(전북)을 선발 투입하고 임시 등번호를 사용하는 등 전력 노출 방지에 애를 썼다. 
볼리비아는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국인 멕시코전을 대비하기 위한 상대였고, 경기장엔 멕시코 대표팀 전력분석원으로 추정되는 관계자가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전에 한국 대표팀의 경기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기록하는 등 선수들의 움직임과 포메이션을 노트에 작성하며 경기 분석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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