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저자 백운화상이 쓴 유일한 친필 발원문. 청주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 이 발원문 전시를 검토중이다.
'직지' 저자 백운화상이 쓴 유일한 친필 발원문. 청주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 이 발원문 전시를 검토중이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의 저자 백운화상(1299~1374)이 쓴 유일한 친필 문건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청주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 이 친필 문건의 원본이나 복제품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운화상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 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 抄錄 佛祖直指心體要節)을 쓴 저자다.

충남 청양군 소재 장곡사가 소장한 금동약사여래좌상(보물 337호)의 내부에 보관됐던 사리나 경전, 발원문 등 복장(腹藏) 유물에는 백운화상의 친필 발원문도 들어있었다.

학계는 이 금동약사여래좌상에서 발견된 발원문과 직지를 저술한 백운화상이 동일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지난 2∼5월 '붓다의 탄생-불복장' 전시회를 하면서 백운화상의 친필 발원문을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직지의 저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백운화상이 1346년(충목왕 2년) 홍색 비단에 작성한 이 발원문은 폭 48㎝, 길이는 무려 10m58㎝에 달한다.

발원문에는 무병장수를 바라는 고려인들의 염원과 함께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발원자들의 이름도 나열돼 있는데 무려 1078명이나 된다. 1000명이 넘는 발원자 이름이 적혀 있는 발원문은 고려시대 유물 중에서도 이것뿐이다.

직지코리아 조직위는 백운화상의 친필 유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국내에 이 발원문 이외에는 백운화상의 다른 유물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 이 문건을 전시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발원문이 만들어진지 거의 1000년이 지났고, 비단에 작성된 것이어서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시 추진을 위해 조계종단과 협의 중에 있다”며 “조만간 발원문을 소장하고 있는 장곡사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물을 빌려와서 전시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직 검토할 단계가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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