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천은미 교수팀 연구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과도하게 체중을 감량하거나 애초에 저체중인 사람일수록 결핵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체중이 늘어날수록 결핵이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역상관관계를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만을 가늠하는 잣대인 체질량지수(BMI)가 높아질수록 결핵 발병 빈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는 대개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세분화하면 저체중은 18.5 미만, 정상은 18.5∼23, 과체중은 23∼25, 비만은 25∼30, 고도비만은 30∼35, 초고도비만은 35 이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은 1만명당 19.65명꼴로 매년 결핵이 발병했다.

전체적인 결핵 발병률은 체질량지수가 18.5인 경우 2.1%, 30 이상이면 0.7%로 체질량지수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는 낮아졌다.

남성은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비만 남성이 정상 체중 남성보다 결핵의 발생 위험도가 76% 감소했다.

여성은 체질량지수가 25~29.9였을 때 정상 체중 여성보다 결핵 발생 위험도가 52% 떨어졌다. 특히 체질량지수 18.5 이하인 저체중 여성이 흡연할 경우, 결핵 발병 확률은 정상 체중 여성에 비해 4.16배 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적당히 살찐 사람이 건강하다'는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 현상이 목격됐다면서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했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결핵 발병 위험이 떨어진다는 건 체질량지수가 낮은 정상 체중 이하인 경우 결핵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연구를 통해 저체중이 결핵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위험한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히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20대 여성들의 결핵 발병 빈도가 높은 이유를 일부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성의 경우 체질량지수 30이 넘는 고도비만의 경우 결핵 발병 위험도가 떨어지지 않으므로 BMI 30 미만의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바람직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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