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엇박자...미분양 먹구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전경./자료사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전경./자료사진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청주시가 대기업 유치에 웃고 아파트 공급 과잉에 울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M15 등 대기업 지방소득세 납부액이 증가하고 대단위 아파트 분양에 따른 취득세 신고가 이어짐에 따라 지방세입 첫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당초 시는 올해 징수 목표를 9584억원으로 잡았지만 5.4% 많은 1조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산업 양극화 심화로 관련 기업을 유치한 지역의 경제수준 격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처럼 기업 때문에 울고 웃는 지역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 이천시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SK하이닉스로부터 걷은 지방세 수입만도 1903억원에 달하고 2015년 준공된 반도체 공장 M14는 6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37조원 이상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과 화성공장은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되면서 인근 식당은 물론 편의점과 노점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된 전북 군산시의 경우 1년간 취업자가 6400명 감소하는 등 쇠퇴 조짐이 뚜렷하다.

또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방소득세를 납부하지 못한 거제시는 지방소득세 신고액이 62억원에 불과했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긴 후 지역 내 협력업체 수 백 곳이 폐업한 경북 구미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지역에 비해 시는 대기업 유치에 따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 대한민국 현주소를 가늠케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년 넘게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남아 있는 청주시는 지역경기 침체보다는 공급과잉의 영향이 크다'며 '일부 건설사가 궁여지책으로 임대전환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미분양을 소화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충북 전체 미분양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시는 특히 올해 지난해보다 2배나 많은 1만920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자 오송 동아라이크텐과 대성베르힐 등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 규모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임대전환 카드까지 꺼내들고 아파트 공급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과잉 등으로 타격을 입은 부동산 시장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부동산 정책은 지역별로 상황에 맞춰 맞춤형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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