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당직자들이 13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민주당의 압승을 예측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당직자들이 13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민주당의 압승을 예측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역대급 압승’과 ‘지역주의 타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민주당은 ‘보수의 아성’이라 불렀던 영남권에서 광역자치단체장 5곳 중 3곳, 기초자치단체장 41곳 가운데 8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30년 보수텃밭 부산·경남(PK)이 뒤집혔다.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의원에서 민주당이 유례없는 선전을 펼치며 부산·경남을 파란색으로 물들였다.

그동안의 지역주의가 끝났다는 평가와 함께 새로운 정치지형으로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진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의 교체를 기다리고 있으며,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사퇴 등으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선 오 시장을 시작으로 16곳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13곳을, 42명의 지역구 광역의원 가운데 38명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경남에선 김 도지사를 포함해 1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7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해 1곳만 승리한 것과 비교해 대승을 거둔 것이다.

경남지사는 과거 친노(친노무현) 정치인 김두관이 무소속으로 나서 당선된 적이 있지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오 후보는 세 번 만에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송철호 후보도 세 번째 도전 끝에 울산시장직을 차지하게 됐다.

민주당은 ‘보수의 성지’였던 대구·경북(TK)에서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뒀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이자 고향인 경북 구미시장에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40.8%로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장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유일하게 TK지역에서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가 구미 시장이 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PK와 TK에서 자치단체장을 처음 선거로 뽑기 시작한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래 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당 이름만 바꿔가며 내리 보수 후보들이 당선돼왔지만 이번 선거에서 23년 만에 진보 성향의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PK는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마저 민주당이 대부분 접수하는 등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된 지역주의 구도가 30여년 만에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에서도 민주당은 4곳의 구청장과 1곳의 군수 선거를 모두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거제시장 선거에서 최초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역대 지방선거 최고 투표율로 드러난 민심에 민주당은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우리 국민은 지역주의와 색깔론 냉전시대와 과감하게 결별해 주셨다”며 “특히 부산, 울산, 경남 유권자의 새로운 선택은 한국 정치사를 새롭게 구성하는 전환기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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