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청주시금천동주민센터

김연화 <청주시금천동주민센터>

(동양일보) 최근 한 재벌가 자녀의 무례한 행동에 사람들의 비난이 쏠렸다.

그런데 그 어머니도 늘 비상식적인 언행을 해온 것이 알려지게 됐다. 행복할 모든 조건을 소유한 것 같은 가정이지만, 그 속에서 자녀들이 배운 것은 욕설과 무례함, 사치와 편법이었다.

도대체 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무엇을 기대했을까?

최고의 스펙을 소유하고, 명품을 휘감으며 자신감 있게 세상을 살라고 했겠지만, 정작 그 자녀들이 배운 것은 부모의 부끄럽고 슬픈 뒷모습이었다.

가족은 닮아간다고 한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장 좁은 공간 속에서 서로 대화하고 바라보며 함께 밥을 먹으며, 부대끼며,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닮아간다.

가족이라는 편안함을 핑계로 고맙다는 말은 잘 못하고, 일방적인 말투에 상처를 입히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라는 아들 친구의 칭찬도, 쟤는 누굴 닮아 저러는지 몰라. 부모의 못마땅함도 결국 가정 안에서 학습된 습관이고 태도일 것이다.

대기업 부회장이었다가 웨이터로 취업한 모 그룹 부회장의 유명한 일화 한토막- 가사도우미의 성공담을 잊을 수 없다.

그 부회장은 자신의 집안일을 하는 가사도우미에게 이르기를, 일을 시키는 입장에서 염려스러운 일은 ‘청결’과 ‘도난’에 관한 사항이며 덧붙인다면 “남의 집에 가서 청소를 다 마치고 돌아갈 때, 최선을 다해 청소를 했는데 혹시 허술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아래의 전화번호로 연락 주시면 다시 와서 해드리겠다 라는 쪽지를 남기라”는 충고를 해줬다는 것이다.

그 말을 유심히 듣고 돌아간 가사도우미가 그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때의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라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귀부인이 돼 자기 집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부회장이 한눈에 알아보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방문의 목적을 이야기했는데, 오로지 ‘감사를 드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스토리를 요약하면, 그때 그 부회장으로부터 그 충고를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청소 일을 나갈 때마다 그 부회장이 말한 그대로를 실천하며 장미꽃까지 한 송이 놓아두고 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 번 일을 시킨 집에서 계속 다른 집들을 그 아주머니에게 소개해줬다.

그 아주머니는 일손이 달려 다른 사람들을 채용했고, 그 후로 청소용역 주문을 받는 여사장님으로 살게 됐다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부회장의 충고 덕분이라면서 인사차 방문을 했다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이든 직장이든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화초를 가꾸듯, 정원을 관리하듯, 시간을 들이고 애정을 갖고 참고 사랑하며 좋은 모습을 만들어가는 정성이 있어야 비로소 향기를 품은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리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