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유 환 권 취재부 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제발 아니길 바라면서도 우리에게 끼리끼리 문화는 ‘5천년 역사의 내림유전자’ 아닐까 하는 자조로 다가온다.

지난 15일 공주시청에서는 지방선거 당선인들에게 당선증을 전달하는 행사가 열렸다. 물론 이 행사는 여야 따로 없이 모두가 모인 공통의 자리였는데 예상찮은 ‘변고’가 일어났다.

당선증 교부가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이 불쑥 같은당 의원 당선인들만 불러세워 함께 기념촬영을 한 것이다.

창졸간에 '자다말고 요강 들고 나가는 꼴'을 당한 한국당쪽에서 발끈했다. 3선 고지에 오른 이창선 의원 당선인은 가슴에 꽂혀있던 꽃을 내던지며 “이건 아니다. 당선증 교부 행사가 민주당만의 잔치냐”며 흥분했다.

장소와 행사의 성격으로 볼때 충분히 합리적인 불쾌감이었고 당한 쪽에서는 ‘뚜껑 열릴’ 만한 일이었다.

김정섭 당선인쪽에서는 굳이 큰 의미 부여하지 않고 “함께 모인 김에 ’우리끼리’ 사진이나 한 장 찍읍시다”하는 편한 마음으로 그렇게 한 일종의 에피소드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순간 갈라파고스에 남겨진 난파선원 꼴이 된 한국당 의원 당선인들은 “만나자마자 무시 당했다”며 분기탱천했다.

공주시 의회는 여야간 대등한 의원 숫자로 인해 민선 6기때도 번번히 원구성에 파행을 빚어왔다. 거기다가 이번 6.13지방선거 결과도 ‘살얼음판’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헌데 이번 '사진촬영 왕따'건은 의도성 여부를 떠나 민감한 불씨에 미리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시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와 의회가 시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우월적이고 배타적인 지위'는 협치와 이해, 아름다운 정치적 밀당을 통해 민생만을 위해서 이용돼야 한다는 것, 이게 진리다.

민선6기때 의회의 '쌈박질 트라우마'에 시달려본 공주시민들은 ‘이번은 제발 잘해달라’라며 성불하는 마음으로 빌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행여 이번 민주당만의 기념촬영이 김정섭 당선인의 보-혁 ‘확증편향’에서 출발한게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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