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출신 주민 원정근·김영숙씨 부부

옥천군에 정착한 탈북 귀농인 1호 원정근·김영숙 씨 부부가 깻잎을 돌보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옥천군 군서면에서 8년째 깻잎 농사를 지으며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는 새터민 출신 원정근(62)·김영숙(59)씨 부부가 화제다.

2003년 8월 두 딸과 함께 탈북해 중국을 거쳐 남한 땅을 밟은 이 부부는 2011년 6월 깻잎 산지로 유명한 이곳에 정착했다.

깻잎은 연간 수확이 가능해 내 몸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밤잠을 설치며 공부했고 귀찮다할 만큼 주위의 선배들을 자주 찾아가 궁금한 걸 물어봤다.

오직 가족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밤낮없이 깻잎농사를 지은 지 7년이란 세월이 흘러 현재 3000여㎡ 크기의 하우스에서 연간 9000만여 원의 수입을 올릴 만큼 나름 부농이 됐다. 얼마 전 결혼한 큰 딸과 사위, 아내와 함께 일본 여행도 다녀올 만큼 여유도 생겼다.

이 부부의 성공담은 귀농을 꿈꾸는 다른 새터민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됐으며 지난해는 통일부장관이 원 씨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군서면에는 원 씨를 모델삼아 귀농한 새터민 출신 주민 9가구가 더 있다. 그 중 7가구는 한창 깻잎 농사 재미에 푹 빠져 행복한 농사꾼으로, 나머지 2가구는 설렘 가득한 초보 농사꾼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원 씨는 “이곳 군서면에 정착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성공한 귀농인이라고 주위에 알려지면서 후배 새터민들이 농사를 배우고 싶다고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농촌생활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줘 성공적인 정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원 씨는 김일성정치종합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출신이다. 30여년간 사병과 장교로 근무하고 제대한 후 녹록치 않은 생활형편으로 가족들과 함께 하루하루 고된 생활을 이어오던 중 북한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 옥천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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