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조선족의 우상' 조남기(趙南起) 퇴역 장군이 향년 91세로 지난 17일 밤 베이징에서 별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19일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군 최고위 계급인 상장(上將·대장) 출신의 조 장군은 당 중앙위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부총리급),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군수사령관 격)직을 역임하면서 조선족은 물론 55개 소수민족을 통틀어 중국 정계 및 군부 최고위직에 올랐다.
충북 청원군 출신인 조 장군은 1940년 14세 나이로 독립투사인 조부와 부친을 따라 만주로 건너가 백두산 기슭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살다가 1945년 12월 인민군과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이어 6·25전쟁 참전 후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일하며 1960년대 지린(吉林)성 연변군구 정치위원(사단장급)으로 승진했다.
문화대혁명 때와 총후근부장 승진을 앞두고 모함을 받아 곤욕을 치렀다가 1987년 소수민족 최초로 총후근부장에 올랐고, 1998년 정협 부주석에 선출된 뒤 2003년 은퇴했다.
그는 1950년 10월 6·25전쟁에 참전해 인민지원군 사령부 작전처 장교로 근무하면서 펑더화이(彭德懷) 지원군 사령관 통역을 맡았다.
당시 러시아어 통역을 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맏아들 마오안잉(毛岸英)과 한 숙소에서 지내기도 했다.
6·25 참전과 조선족 출신을 배경으로 군 고위직에 오른 조 장군은 2000년 5월, 2004년 6월 두 차례 방한했으며 중국 국제우호연락회 최고고문이던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예방했다.
신화통신은 '고 조남기 장군은 중국 공산당의 우수당원으로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충성한 공산주의 전사였다'며 '무산계급 혁명가이자 걸출한 민족사업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곽근만 기자
- 기자명 곽근만
- 입력 2018.06.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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