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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6.13지방선거의 특징과 과제
풍향계/ 6.13지방선거의 특징과 과제
  • 신기원
  • 승인 2018.06.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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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신성대학교 사회복지과교수
신 기 원 교수 / 신성대학교 사회복지과

(동양일보)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 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한반도에 몰아친 정치적 쓰나미가 대구와 경북 그리고 제주도를 제외하고 모든 곳을 파랗게 물들였다. 1995년 민선자치가 실시된 이래 이번과 같이 유권자들이 선거혁명을 일으킨 것은 처음이다. 이승만독재에 대한 4•19의거도 전두환군부정권에 대한 6월항쟁도 박근혜국정농단에 대한 촛불혁명의 노도와 같은 기세외 비교되지 못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하고 있다는 징표였다. 따라서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특정이념에 사로잡혀 있거나 폐쇄적이고 경직된 자세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정당과 정파는 민심의 파도 속에 휩쓸려갔다. 특권과 특혜, 반칙과 자기과시, 차별과 갑질이라는 적폐로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이겨낼 수 없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기대된다. 당선자들이 긴 호흡을 하며 성찰해봐야 할 대목이다. 이들 역시 상식과 원칙 준수, 의무이행, 타협과 양보, 절제와 자기희생이라는 민심의 물결에 몸을 맡기지 못하면 내일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6·13지방선거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전통적으로 써먹었던 좌우이념논쟁이 통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그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기 때문이었다. 사상검증이라는 프레임은 6·25사변이 일어난 지 육십 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정치사를 어둡게 만들었다. 아니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이것을 이용하여 자기이익을 추구하는데 앞장서왔는데 이제는 그것이 어렵게 되었다.

둘째, 지역주의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가 2년 후 총선에서도 재현될지 의문이지만 그동안 영남과 호남지역의 경우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었다. 이러다보니 당내에서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였지 본선에는 무관심한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공천에서 떨어진 무소속후보와 지역정당후보간의 싸움이 볼만하였다.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그런 양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렇게 전국적인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정치구도가 가져올 또 다른 폐해와 그것이 우리사회에 가져올 적폐는 없을까 우려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아가듯이 사회도 견제와 비판을 통해서 균형을 이룬다고 믿기 때문이다.

셋째, 돈선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선거법을 개정하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라고 본다. 오래전 막걸리선거 고무신선거의 어지러웠던 현장이 한때는 차 때기 정당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돈으로 흥하는 자 돈으로 망한다’는 속설도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실 유권자 입장에서 무심코 돈을 받았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돈 준 후보가 생각나서 그 후보를 외면하기도 힘들었다. 돈의 약효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인지상정이라는 인간의 본성이 돈지상정이 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선거판에는 돈 있는 사람들만 나서게 되고 어렵게 땅 팔고 건물 팔아서 선거를 치룬 사람은 당선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낙선되면 사람 꼴이 말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한편 향후 과제도 남아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처음으로 자치단체장이 된 인사도 있고 초선의원이 된 경우도 있다. 자치단체장의 경우 공무원집단이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에 본인이 제대로 된 가치관과 리더십만 갖추면 행정은 바로 설 수 있다. 하지만 초선의원들의 경우 국회의원처럼 보좌진이 갖춰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공무원들에게 포획되어 우스운 꼴을 당하기 십상이다. 공무원들의 경우 간부들은 대체로 20년 넘게 행정을 한 사람들이라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다. 자칫하면 그들의 노회한 수법에 손바닥 안에서 놀아날 수 있다. 앞으로 정당별 및 의회 차원에서 연수를 통해 의원들의 제반 역량을 함양시키겠지만 의원 본인이 지방행정 및 현안에 관심을 갖고 각별한 연구를 하지 않으면 별 볼일 없는 정체가 금방 탄로될 것이다.

민선 7기는 지난 4년과 달라야 한다. 정치 환경도 바뀌고 주민들의 욕구도 바뀌었다. 당선자들은 이제 당선의 기쁨을 뒤로하고 선거결과가 가져온 시대적 요구와 선거기간 중에 들었던 시민들의 엄중한 목소리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이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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