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호 단양군 기획감사실장

송종호 단양군 기획감사실장

내달이면 청춘을 바친 꿈 많던 공직인생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드니 퇴직 후에 여정과 지난 공직에 대한 회상으로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 이 책 저 책 넘나들면서 후배 공직자들을 위한 좋은 글귀들이 있어 필자의 생각을 보태 후배들에게 보내려 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우연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자리한 스히폴 공항의 성공적인 규제개혁 사례를 보았다.

스히폴 공항의 남성 변기에는 남성 특유의 사냥 본능을 자극해 조준율을 높여 변기 밖에 잔뇨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무당 스티커가 있다.

이 공항은 자그만 무당벌레들 덕분에 연간 화장실 관리 비용을 10% 절감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공공기관 등 어지간한 건물이면 무당벌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간 행위와 본능을 관찰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무당벌레 스티커는 스마트하면서도 모범적인 규제개혁 사례로 손꼽힌다.

필자가 평생을 살아 온 단양은 단양팔경으로 전국에 이름난 관광지였지만 관광이 주력산업이라고 내세울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단양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을 떠올릴 만큼 예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고 지난해는 1000만 관광객이 방문한 관광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특히 단양읍 상진리라는 지역은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가 들어서면서 침체 일로의 상권이 주말이면 교통난을 겪는 번화가로 변모했다.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이란 말처럼 선‧후배 동료 공직자와 군민들이 그간의 아이디어를 모은 결과가 아닐까 판단한다.

소도시라는 패배와 피해 굴레를 벗어 던지고 후배들이 지금처럼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계속 생각을 모아간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지난 40년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면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청렴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공직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해야 한다’ 등 유난히 청렴을 강조했다.

유혹이 있어도 눈앞의 작은 이익을 좇지 않고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며 행동하면 당장은 손해가 될지 몰라도 결국 이득이 되고 성공하는 인생으로 이끄는 길이란 걸 말하고 싶다.

이 지면을 빌어 후배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지만 지금 이 시간이 끝이 아니기에 더욱 소탈한 자리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를 바라며 글을 줄이려 한다.

필자도 처음 공직에 입문했던 그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발자취와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인생 2막도 힘차게 걸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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