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정진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최근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다는 기상예보가 나오고 있다. 평소 비가 내리면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비는 운전자에게 있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위험요소 중 하나이다.

2017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비올 때 교통사고는 맑을 때에 비해 사고 100건당 사망자수를 의미하는 치사율이 38.9% 높은 2.5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속도로의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10.7명으로 맑은 날 대비 98.1% 높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빗길에서 사고가 날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5년 대구 달성군에서는 렌터카 운전자가 빗길 운전미숙 및 과속으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옹벽과 충돌하여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장마철은 운전자에게 공포의 계절이 될 수도 있다. 공포의 기억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 장마철에는 특히 빗길 안전운전요령을 숙지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빗길운전 중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제동거리의 증가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성이다.

비가 내릴 때는 차가 물위에 떠서 다니는 수막현상이 일어나 타이어가 제대로 접지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마른도로에서 승용차의 제동거리는 9.9m였지만 젖은 도로에서는 18.1m로 1.8배나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제동거리 증가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20~50%가량 감속운전을 하고, 앞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 넓혀 운행해야 한다. 제동력을 높이기 위해 브레이크는 평상시보다 1.5배가량 빨리 여러 번에 반복하여 밟는 것이 좋다.

고속도로나 장거리 운행 시에는 출발 전 빗길에 대비해 차량을 점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빗길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상태를 먼저 점검하여 마모가 심한 경우 반드시 교체 후 운행하고, 수막현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타이어 공기압을 평상시보다 10%정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윈도우브러시 상태 및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잦은 윈도우브러시 사용은 배터리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배터리 충전상태도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철에 접어들면 자동차 정기정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유발하는 사고만큼 다른 차량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빗길 운행 시에는 주간에도 차폭등 및 전조등 점등을 점등하여 내차의 위치를 상대방 운전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더위를 식혀줄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철에 들어서면 빗속에서 운전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 질 것이며, 그만큼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2017년 빗길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을 보면 7월 55명, 8월 43명으로 전체의 35.3%를 차지하고 있어 연중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 한 해설자는 “되풀이 되는 실수는 실력”이라는 직언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가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운전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빗길 안전운전요령을 반드시 지켜 교통사고로부터 우리 모두가 안전해 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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