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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를 밝혀라
동양칼럼/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를 밝혀라
  • 김영이
  • 승인 2018.06.26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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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영이 기자)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또 입을 열었다. 논두랑 시계 보도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다고 재차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검찰이 개입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그는 미국 교포들로부터 현상금 500달러에 수배당했고 며칠 전에는 버지니아 한 중국식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식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미시 USA’ 회원들은 이 전 부장이 사는 아파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미시 USA’는 미주 한인이 만든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로 약 3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회원들은 국민은 아직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공작 의혹의 진실을 알고 싶다며 미시USA 게시판에 관련 사진을 올렸다.

교민들에게 신분이 탄로 난 그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2009년 5월1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갑선물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스위스제 명품시계 한쌍을 권양숙 여사가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의 SBS보도를 말한다. ‘논두렁’이라는 표현은 이때 SBS에서 처음 붙였다. SBS는 취재원이 검찰 관계자라고 했으나 이 전 부장은 검찰이 아닌 국정원이 한 일이라고 밝혀 엇갈린다. 이 보도로 자존심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노 전 대통령은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앞서 KBS는 2009년 4월22일 9시 뉴스를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시계를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이 전 부장은 줄곧 논두렁 시계 보도는 국정원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2월 국정원 작품임을 처음 폭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시계보도 정황을 질의한 국정원 개혁위에게 “지금 말하면 다칠 사람 많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 전 부장은 자신의 소재지가 알려지자 지난 25일 서울 중앙지검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를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 제안이 있은 후 1주일 후에 KBS 보도가 나갔고 함께 저녁식사를 한 원 전 원장의 고교후배인 김영호 전 행정안전부 차관에게 원 전 원장 욕을 하며 전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검찰이 확인한 바로는 KBS와 SBS 보도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 누구도 이와 같은 보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 전 부장은 자신이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에도 국정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원장의 뜻이라며 시계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거절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SBS는 이 전 부장의 주장에 대해 진상조사 결과 국정원 개입 정황을 발견치 못했다며 자신의 추정을 근거로 SBS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시계를 받았는지, 안받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논두렁에 버렸다'는 굉장히 선정적이고 자극적 단어를 통해 누군가를 모욕주기 위한 기획인가, 아닌가를 밝히는게 더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누가 개입했느냐 즉, 언론이 자체 생산했느냐, 국정원이 개입했느냐, 검찰이 흘렸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자극적인 단어로 대통령을 욕보이게 한 진상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고 그 중심엔 이인규 전 부장이 있다.

SBS가 이 전 부장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논두렁 시계 조작 보도는 자연스레 그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이 전 부장도 조사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피성 출국의혹을 받는 이 전 부장이 정말 떳떳하다면 일방 주장만 담은 입장문으로 언론플레이를 할 게 아니라 귀국해 당당히 조사에 임해야 한다. 미국에서 변명만 늘어놓지 말라는 얘기다.

분명한 것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국정원과 검찰이 특수관계에 있었고 논두렁 시계보도는 기획을 한 배후가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논두렁 시계 공작의 최초 기획자가 누구이고 국가기관을 움직일만한 실질적 배후가 누구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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