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실패 경험…“사업추진 능력 낮다” 불가 통보
항공화물기업 등 잇단 ‘러브콜’…기업 유치 신중 모드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가 청주 에어로폴리스 1지구에 5000억원을 투자해 항공정비사업(MRO)을 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거절,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충북경자청)은 청주국제공항 인근의 에어로폴리스 1지구 매입 의사를 밝힌 A사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뒤 불가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A사는 중국 항공사의 항공기 정비 물량을 토대로 에어로폴리스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MRO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충북도에 양해각서(MOU) 체결과 부지계약을 요구해 왔다.

이 업체는 지난 2월에 ‘MRO 시설 구축을 위한 사업계획안’까지 제출했다.

충북경자청은 ‘사업계획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

그 결과 A사는 사업 수행 능력, 정비 수요 확보 여부, 투자계획 및 사업 추진전략 등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충북경자청은 지난 22일 열린 '청주 에어로폴리스 활성화 자문위원회'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자 A사와 MOU 체결이나 부지 매각을 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자문위원회는 ‘A사 사업계획서 평가위원회’의 사업계획서 평가결과 등을 감안해 A사가 충북도에 요구한 MOU 체결과 부지매각 요구를 거부하고 사업 추진논의 불가를 통보하라고 충북경자청에 권고했다.

충북경자청은 국내 MRO사업 여건 변화와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 A사 측에 추진 불가를 통보했다.

충북경자청이 이처럼 기업유치에 신중한 행보를 하는 것은 MRO사업 실패 경험 때문이다.

2015년 1월 아시아나항공과 MRO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2016년 8월 발을 빼면서 무산됐다.

충북도는 MRO사업 무산과 예산 낭비 책임론에 시달렸다.

도의회를 장악한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특위를 구성해 대대적인 공세를 펴면서 당시 전상헌 충북경자청장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충북경자청 관계자는 “MRO 사업을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A사의 사업계획서를 엄격하게 심사했다”며 “100점 만점에 35점 밖에 안 돼 적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에어로폴리스1지구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A사와의 논의는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일단락 됐지만 항공관련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어 부지 활용방안을 찾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항공화물 업체인 B사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유치활동을 통해 에어로폴리스 1지구에 대한 최적의 활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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