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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멀리서는 대부분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동양에세이/ 멀리서는 대부분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 이소영
  • 승인 2018.06.28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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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청주시청원구 건설교통과
이소영 <청주시청원구 건설교통과>

2018년이 벌써 반이나 흘렀다. 올해 나의 목표는 ‘독서’라는 취미 만들기다. 바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시간을 내어 노력하고 있다. 올 6월부터는 내가 만든 열 번째 추천도서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1’을 읽기 시작했다.

현현하는 이데아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의 프롤로그를 천천히 살펴보던 중 작은 소단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는 대부분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이 한 줄짜리 문장이 참으로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2년 6개월, 그리 길지 않은 이 시간들이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느껴졌다. 지금도 많은 취준생(취업 준비생)들이 서울 노량진 학원가나 도서관 등에서 지금의 내 자리를 멀리서 바라보며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들을 상상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꿈을 꿨고 노력의 대가로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이 되고 담당 업무를 맡게 되면서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을 체감하게 됐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고 상상하는 공무원은 ‘9시 출근, 6시 퇴근’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는 청원구청 사무실의 전등이 밤 10시 전에 꺼진 날은 겨우 손에 꼽을 정도다.

내 주변의 가족, 친인척, 친구들에게 이런 생활을 이야기하면 다들 의아해 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공직자의 모습은 편안하고 좋아 보였는데, 왜? 너만 그런 것 아니니?”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아직 사회경험이 짧고, 아는 것보다는 앞으로 배울 것들이 많은 신입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발령 이후 나에게 맡겨진 업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야근과 주말 근무가 지속적으로 반복됐다. 그러면서 일이 내 삶의 일부가 아닌 전체가 되는 생활 패턴으로 점점 바뀌어 갔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토목직으로 임용됐지만, 아직 공사 실무를 다뤄본 적도 없고, 사용하는 용어도 배운 것과는 많이 달랐다. 법이나 지침을 숙지하고 이를 집행하는 행정업무가 생소하고 어려웠다. 눈만 뜨면 일 생각뿐이지만 잘하고 싶은 욕심에 비해 더딘 발전이 속상하기만 했다. ‘내가 꿈꾸는 공무원은 이게 아니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이런 자문을 수없이 반복했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동기들, 선배님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의 경험과 조언들은 용기를 북돋워줘 고민을 반으로 줄여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다양한 교육들이 업무를 익히고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면 주변의 관심과 격려는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줬다. 특히 선배님들의 충고와 조언 속에는 세상을 조금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했으며 민원인에 대해서도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새로운 고민거리가 있어도 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히 생각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며 차츰 철들고 있는 중이다.

멀리서 보면 대부분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아름다워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들 속에 숨어있는 아픔과 고통들을 극복하고 성숙해지는 그러한 과정들 때문은 아니었는지.

나의 추천도서 열 번째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름답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서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나는 남은 공직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나를 위한 취미생활도 즐기는 겉보기만이 아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떳떳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기 위해 아프고 힘겨운 길을 기꺼이 선택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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